[경인일보=정진오기자]죽산 조봉암 선생이 초대 농림부장관으로 입각하기 전까지 살았던 인천 중구 도원동의 주택을 시 차원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집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일제시대 '단지 분양주택'이어서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칠 경우, 건축사적으로도 꽤 의미있는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죽산의 맏딸 조호정(83)씨에 따르면 죽산은 1948년 초대 농림부장관이 돼 서울로 가기 전까지 중구 도원동 12에서 살았다. 이 집은 일제때 인천부(府)에서 지은 부영(府營)주택이었다. 죽산이 이곳에 살때 이웃이었던 이택우(80)씨와 이재윤(80)씨도 당시 죽산의 조카들과 어울려 놀던 일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택우씨는 "죽산과 우리들이 살던 집은 '부영 문화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일제가 지었으며 모두 50채였고, 40채는 일본사람에게 나머지 10채는 조선사람에게 분양했다"고 했다. 지금으로 치면 대단위 택지를 조성해 건설한 시영주택인 것이다.
지난 18일 중구청에서 뗀 이 집의 '건축물관리대장'에는 신축연도가 1940년 10월 1일로 돼 있다. 구조란에는 '목조 와즙 평가'로 돼있다. 목조에 지붕은 기와이고 들보와 도리, 서까래 등의 구조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하층과 부속 건물도 있다. 건축물관리대장에는 신축 이후 크게 손을 댔다는 기록은 없다. 조호정씨도 "도원동의 집은 옛날에 살던 그대로 남아 있다"고 했다.
이 일대의 '부영 문화주택' 중 지금 남아있는 것은 '죽산 주택'을 포함해 3채밖에 안 된다. 전문가의 연구와 지자체 차원의 보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이현주 국가보훈처 연구관은 "죽산 선생이 거주하던 집이 그대로 있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건축사적인 연구가 이뤄져, 일제때 부영주택이 맞다면 여러 측면에서 보존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락기 인천문화재단 기획경영실장도 "우리나라 근대 주택의 흐름을 반영할 수 있는 건축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 시간적인 의미와 함께 중요 인물이 실제 거주했다는 점까지 더해 문화재적인 가치도 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봉암 거주주택 시차원 보존을"
일제시대 단지분양주택 '역사적 가치'… 지자체차원 대책 마련 목소리 높아
입력 2011-02-2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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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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