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현준기자]'인천의 대표 철새는 두루미가 아닌 저어새?'

인천의 시조(市鳥)인 두루미를 저어새로 변경하자는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인천시의 철새 보전종합대책 수립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인천시의 대표 철새를 두루미에서 저어새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KEI는 "인천시의 시조인 두루미는 최근에 주로 철원지역에 도래하고 있어,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이 떨어진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KEI에 따르면 두루미는 보통 논에 떨어진 낱알을 먹고 서식하는데, 인천지역의 논은 대부분 도시화돼 두루미의 서식환경으로 적합하지 않다.

KEI는 "반면, 저어새는 한반도 중에서도 인천지역에서만 번식하고,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철새"라며 "최근 송도갯벌이 개발사업으로 사라지면서 그 인근의 남동유수지로 이동해 번식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KEI는 이어 "남동유수지의 서식환경은 철새가 번식하기에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저어새는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인천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번식할 정도로 깊은 '인연'이 있다"고 덧붙였다.

방상원 KEI 연구위원은 "인천이 도시화되면서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된 두루미가 철원 등지로 이동한 상황"이라며 "저어새를 인천의 대표 철새로 선정, 인천시의 국내·외적 인지도를 향상시키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