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수라장이 된 부천시청 28일 오전 부천시청 5층 시장실 앞에서 뉴타운 개발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13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천 뉴타운 원주민들이 청사 4층과 6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인일보=부천/이재규기자]뉴타운 개발사업 완전 철폐를 주장하며 13일째 부천시청 5층 시장실 앞에서 철야농성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28일 흥분한 일부 주민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알몸 시위를 벌이며 계란과 김칫국물 등 음식물을 투척하는 등 시청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민원인은 물론, 공무원들도 시청 출입이 사실상 봉쇄됐다.

28일 부천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 주민들은 시가 지난 25∼26일 실내 방송을 통해 퇴거를 요구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한데다 이날 오전 경찰이 강제 해산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과격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뉴타운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소유 주택이나 상가를 시가의 절반 수준에서 빼앗기게 돼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게 된다"며 뉴타운 및 재개발 등의 완전철폐를 주장했다. 특히 오전 10시께 경찰의 강제 해산 소문이 돌면서 흥분한 일부 여성 주민들이 상의를 탈의하고 알몸 시위를 벌인데 이어 계란과 김칫국물 등 음식물을 투척했다. 이들은 5층은 물론 4층과 6층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등을 봉쇄해 5층에 있는 시장실과 부시장실, 행정지원국장실, 맑은물청소사업소장실, 감사실 등의 출입이 한때 차단돼 부시장 등 주요 간부들이 컵라면 등으로 점심을 해결하거나 일부 직원은 아예 식사를 하지 못했다. 공무원들이 5층을 벗어나게 된 것은 오후 7시 이후에나 가능했다.

시장실로 통하는 청내 구내방송용 케이블선을 따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담은 구호 방송을 시장실에 내보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날 김만수 시장 주재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장 등 외부 주요 기관 관계자 33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던 일자리 창출 전략회의도 무기 연기됐다.

시청사의 정문과 후문을 비롯 지하주차장, 시의회와의 연결통로 등 청사를 출입하는 모든 통로가 차단돼 영문도 모르고 시청을 찾았던 민원인들은 농성자들과 곳곳에서 마찰을 빚었다.

한편, 공권력 투입을 놓고 시청과 경찰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청측은 "지난 24일 유선상으로 공권력 투입을 공식 요청했으나 경찰이 '업무 방해죄만으로는 해산이 어렵다'고 답해 오늘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찰측은 "지난 26일에 인편으로 (공권력 투입)요청서가 전달됐으나 '아주 완전한 귀가 조치'를 요망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 사태가 확산된 것"이라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