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우편물을 배달하다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김영길(33) 집배원의 빈소에 4일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인천시 부평구 구산동 인천산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김씨의 어머니 서경순(61)씨와 여동생 인희(31)씨 부부가 비통한 표정으로 조문객을 맞았다.
미혼인 김씨와 단둘이 살았던 어머니는 "남한테 상처주는 일 모르는 착한 아들이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빈소에는 김씨의 친척, 친구들은 많이 눈에 띄지 않았지만, 정부와 인천시 관계자, 정치인, 그리고 우정사업본부 등 우편 관계 기관 관계자들이 하루종일 찾아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오후 6시께엔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김성태.이윤성.조진형.조전혁.황우여 의원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안 대표는 유가족에게 "김씨가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일했다고 들었는데 월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홀어머니를 모신 것이냐"며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집배원 일이 본래 격무인데다 바쁘게 일하다 변을 당한 것 같은데 앞으로 집배원 전체의 복지 문제에 대해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오후 10시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빈소를 지키던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과 면담을 갖고 "그동안 많은 집배원의 안전.건강 문제에 너무 소홀했다"며 "정부와 논의해 비정규직 집배원 문제 등에 관한 근본적 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후 1시께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현직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순직 집배원을 조문한 최 장관은 "집배원의 복무 관리를 개선하고 안전사고 예방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뒤 돌아갔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배진교 남동구청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과 남궁민 우정사업본부장 등 각계 인사가 보낸 조화 20여개가 빈소 안팎을 가득 채웠다.
한편, 많은 우편물을 급히 배달하려고 아파트 계단을 이용하다 발을 헛디뎌 숨진 김씨의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네티즌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애도의 글을 올리는 등 김씨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
김씨의 장례는 우체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5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인천우체국에서 엄수되며, 시신은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 및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