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이 어릴적 자신을 버리고가출한 생모와 생모와 재혼한 남자를 흉기로 잇따라 살해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9일 증오심에 못이겨 20여년 전 자신을 버린 생모와 생모의 재혼남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이모(3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8일 오후 2시께 강서구 방화동 생모 최모(55)씨의 집에 찾아가 준비해 간 흉기로 복부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37분께 경기도 양주시의 한 식당으로 생모의 재혼남 노모(52)씨를 불러내 살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범행 뒤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자신이 사는 서울 관악구의 파출소에 술에 취한 상태로 나타나 자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7세 때 어머니와 노씨가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목격하고충격을 받았다. 이후 어머니는 노씨와 서울로 도망갔고, 12살때 친부는 농약을 마시고 자살해 동생과 함께 고아원에서 생활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건강보험 문제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다 생모의 주소를 찾아낸 이씨는8일 최씨 아파트로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시며 살아온 얘기를 나눴다.

　그러나 생일에 관해 말하던 중 최씨가 갑자기 "너는 진짜 아들이 아니다. 누가 시켜서 왔냐. 주민등록증을 보여라"라고 말하자 이에 격분한 이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어머니를 수차례 찔렀다.

　모든 불화의 원인을 노씨가 제공했다고 생각한 이씨는 경기도 양주로 바로 이동해 노씨를 불러냈고 노씨가 "네가 누군지 안다"고 하자 똑같은 흉기로 노씨를 살해했다.

　경찰은 "이씨는 가출한 생모 때문에 자신이 어렵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 오래전부터 어머니와 노씨에 대해 증오심을 가졌다. 범행 후 죄책감을 못 이겨 곧바로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