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호기자]환경부가 16일 발표한 전국 환경성평가 결과를 보면 인천의 환경 현주소가 그대로 드러난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에도 인천의 환경 척도는 최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이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은 갯벌을 메워 도시를 만들고 도로 등 기간망 구축사업을 하면서 환경훼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 등의 오랜 관행이 되풀이됐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이번 평가 항목 중 하나인 생태축 연결성 평가 지표만 봐도 확연해진다. 이 항목은 녹지축이 얼마나 잘 연계돼 있는지를 보는 것인데 이 평가에서 인천은 꼴찌를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시는 최근까지 지역의 대표적인 녹지축을 훼손한다는 여론을 무시한채 검단~장수간 도로 사업을 추진했다.

갯벌 매립에 따른 생태계 파괴 또한 심각한 지경이지만 시는 이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강화남단 갯벌 훼손이 명약관화한 강화조력발전소 건립 사업 추진도 그렇다.

시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인천만 조력발전소 사업을 명확하게 반대하지 않고 있다. 인천만(1천320㎿)조력은 규모면에서 세계 최대인 랑스 조력(240㎿)보다 5.5배나 크다. 이 발전소가 건설되면 강화 남단과 옹진군 장봉도 일대 갯벌 17.9㎢가 감소될 것으로 지역 환경단체 등은 내다보고 있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2배나 되는 규모다. 2003년 737.1㎢였던 인천의 갯벌 면적은 2008년에는 703.9㎢로 조사돼 5년간 33.2㎢나 줄어들었다.

굴업도 개발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먹구렁이와 매 등 희귀종이 많이 사는 이 섬이 통째로 골프장으로 변할 처지지만 오히려 인천시는 굴업도 개발을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인천시의 환경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이런 평가를 또 받게 될 것이다"며 "'환경'을 강조하던 사람으로 시장이 바뀌었는데도 정작 환경분야에서는 크게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