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렬 (인천 용유중학교장)
[경인일보=]출산율 저하로 학생수는 줄어드는데 대학 교직과정 정원은 그대로라서 교원자격증 소지자 5만 명 가운데 겨우 4% 정도만 교원으로 임용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대다수는 교직을 포기하든지 기간제 교사로 일을 하거나, 학원이나 도서실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임용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수많은 젊은이들을 좁은 문으로 내몰아서 해마다 반복적으로 좌절감만을 주고 있다.

교원자격증을 얻으면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공인중개사 등과 같은 전문직처럼 병원이나 사무실을 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원으로 임용되지 않으면 효용성이 매우 낮은 자격증일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원과 같이 특정직 공무원인 경찰이나 군인 등을 양성하는 데는 수많은 재정 투자를 하면서, 필요한 인원만을 직업의 특수성에 맞게 교육 과정을 편성하여 자질과 능력을 갖춘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다. 적절한 교육과정 속에서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통하여 적격자를 육성하여 임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에, 미래 세대를 책임지고 가르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교원을 양성하고 선발하는 데는 정책 당국의 배려와 노력이 매우 인색한 것 같다. 대다수 교원양성 대학들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장학금을 준다고 해도 혜택을 받는 학생은 지극히 소수이며, 교원양성 대학들 중 상당수가 등록금이 비싼 사립대학들이 차지한다. 국가에서는 자질이 뛰어난 교원을 양성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대신에 값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매년 필요한 교원만을 선발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과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니라, 정책 당국은 그때그때 필요한 인원만 선발하여 활용할 뿐이다. 이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단 한 명도 선발하지 않는 교과가 생기기도 한다. 교사 양성 대학의 현주소가 교사로서 유능한 능력과 종합적 자질을 기르기에는 거리가 먼 상황이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사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겸비한 사람을 선발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지만 교육 현장이 요구하는 교원을 선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능한 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실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교육 활동이 대학 현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면접관이나 실기 평가 위원으로 참여를 해 보면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교과 성적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교사 선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공이나 교직 과목 시험과 1회성 시범 수업으로 개인에게 복합적으로 내재된 교육자로서의 능력을 모두 찾아내어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애초에 불충분함을 전제로 한 선발일 뿐이다.

'교사의 질이 교육의 질을 결정한다'는 명제가 있다. 대학에서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경험과 리더십을 익힌, 긍정적인 마인드의 유능하고 소신 있는 교사를 양성하고, 이들이 우리 교육을 새롭게 이끄는 주역으로 등장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양성 과정과 선발 방식이 변해야 한다. 단지 지적인 실력만이 선발 기준이 아니라, 1년 정도의 인턴 교사제 등으로 선발 과정에서 능력 있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교사가 선정될 수 있는 방법도 고려되어야겠다. 물론 수요와 공급의 적절한 균형을 위하여 사범대학과 학생수도 대폭 줄이는 정책도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