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2010~2011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제 챔피언을 향한 마지막 고지가 각 팀들을 기다리고 있다. 봄 축제에 초대를 받은 6개 팀은 피 말리는 플레이오프를 시작해야 한다. 단기전의 특성과 체력의 한계를 잘 극복하고 넘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6강 대결부터 살펴보면 창원 LG와 원주 동부 두 팀은 문태영(LG)과 김주성(동부)의 대결로 압축된다. 다른 관점에선 공격성향의 문태영과 골밑 수문장 김주성의 대결이다. LG가 문태영 효과를 보려면 분명 다른 선수의 공격이 있어야 한다. 문태영이 수비를 집중시킬 때 어느 한 선수의 슛이 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키 플레이어로는 기승호, 조상현, 강대협 등을 꼽을 수 있다. 동부는 김주성과 로드벤슨 트윈 타워로 인해 골밑에서 블록이나 수비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의 숫자를 늘려야 한다. 이미 동부의 하프코트 공격은 정규리그에서 한계점을 드러냈다. 몇 개의 속공이 승부처에서 나오느냐가 동부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승기를 잡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다른 6강 대결인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롤러코스트를 탔던 팀이었다. 두 팀 모두 정규리그에서 전태풍(KCC)과 이승준(삼성)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있지만 기복이 있어 때로는 영웅으로 때로는 천덕꾸러기로 변하기도 했다. 두 팀의 승패는 이 선수들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선수들이 팀의 조직력과 잘 맞물리기 위해선 기존 선수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아야 한다.

KCC가 하승진의 높이 우위를 가져간다면 삼성이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속공이다. 하승진을 벤치로 들어가게 할 수 있는 방법도 하승진에게 백코트의 부담을 주어야 한다. 이미 감독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감독들은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에 더욱 집중하고 작전을 이해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천 전자랜드와 부산 KT는 이런 면에서 상대를 연구하고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졌다. 이래서 1, 2위가 유리한 것이다. 마지막 승자가 되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는 감독들의 고통을 상상해 보며 멋진 승부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