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사정원기자]차기 대권을 노리는 민주당 손학규, 국민참여당 유시민 등 야권의 두 잠룡이 22일 국회에서 만나 탐색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민생현안, 야권연대, 정권교체 등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경남 김해을 공천권 등 민감한 사안은 비켜가는 모습을 보였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 "야권의 맏형님인데 먼저 인사드려야죠"라며 예의를 갖췄고, 손 대표는 "신수가 아주 좋으시다"며 악수를 청했다.
이어 유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 달라"면서 "다른 야당들도 잘 보듬어 주시고 모든 어려운 문제를 잘 타개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덕담을 건넸다.
손 대표도 국민참여당의 새 간판으로 선출된 유 대표를 축하하며 "국민의 기대는 민주진보세력이 하나가 되는 것이니 언론 접촉도 많이 해서 국민에게 하나 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희망을 주시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취임한 뒤 봉하마을에 다녀왔느냐"는 의미심장한 질문도 던졌다. 언뜻 지나가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사퇴 배후에 유 대표가 있다는 말이 정가를 떠돌고 있는 만큼 예사롭지 않게 들렸을 대목이다.
이에 유 대표는 "1기 집행부는 어제 가서 참배를 했고 신임 집행부는 이번 주 목요일에 갈 예정"이라며 "여기 저기 인사할 데가 많이 남아서…"라고 말을 받았다.
손 대표는 "나더러 교수 출신이라고 언론에 나오던데 진정한 학자, 학문 높은 사람은 정치에 대한 유혹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을 맺었다. 통상적인 회고조로도 들렸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답답한 학자 스타일로만 보지 말라"는 일침으로도 해석됐다.
유 대표도 지지 않았다. 그는 '제1야당' '큰 리더십' '포용'을 거듭 강조하면서 민주당의 통 큰 행보를 요구했다. "우리의 말이 조금 선명하고 날카롭더라도 결국 민주당의 선택이 전체 판을 주도할 것"이라며 재보선 국면에 참여당의 날선 공세도 예고했다.
이날 두 사람은 몰려든 취재진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야권 차기 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적 관계에 놓여 있는 만큼 두 사람의 충돌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