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민재기자]지난해 9월 청라초등학교 개교를 시작으로 초은초·청라중·청라고·초은고가 이달 개교하면서 청라지구엔 모두 5개 학교가 문을 열었다. 학생수는 1천500여명이 넘어섰으며, 입주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학생수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청라의 교육 환경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열악한 것이 현실. 학교 근처는 온통 공사판인데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량때문에 학생들은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영유아보육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21일 오후 청라초등학교 앞 왕복4차로 도로. 한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 표시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보행 신호를 무시하고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청라고등학교 앞 왕복6차로 도로는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 도로는 공사장으로 가는 대형 트럭들이 많이 오가는 도로다. 등하굣길 주변은 온통 공사판이라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달 개교 예정이었던 초은초 학생 250여명은 초은고등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연약 지반을 보강하기 위해 시공법을 변경하는 바람에 공사가 지연됐기 때문이다. 초은초는 5월 정식 개교한다.
청라초 1학년 자녀를 둔 박모(34·여)씨는 "보다시피 신호를 잘 지키는 차량이 없어 아이들이 길 건널 때 가장 위험한 것 같다"며 "오히려 보행신호에 길을 건너면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아이들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부족한 영유아 보육시설도 청라지구의 큰 골칫거리다.
청라지구엔 5개의 가정·민간 개인 어린이집이 있으며 정원은 모두 합쳐 150명이다. 서구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공식 집계한 청라지구 영유아(0~5세)는 모두 462명이며, 이달 현재 700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어린이집 예측 수요가 전체 영유아의 50%인 것을 감안하면, 350명 중 200명은 청라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셈이다.
유치원도 청라초병설 3개 학급, 초은초병설 1개 학급이 있지만 청라지구 전체 어린이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초은초 병설유치원은 2개 학급이 추가로 계획돼 있음에도 교사 수급이 안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립유치원은 아직 인허가 신청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300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에는 의무적으로 어린이집이 들어서야 하는데 단지별 입주자협의회 구성이 늦어져 개원도 같이 늦어지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중으로 90명 정원의 구립 어린이집이 개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입주민들과 시교육청은 신설학교 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2005년 작성된 청라지구 토지이용 계획도엔 19개의 학교용지가 있지만 현재 12개로 줄어들었다. 저출산 문제로 학생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시교육청이 학교수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인구 9만명의 도시에 12개의 학교는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금 계획대로라면 2012년 3월 초등학교 3개, 중학교 2개가 개교하고 2013년 3월 초등학교 1개, 고등학교 1개가 개교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서구에 있는 기존 학교로 충분히 학생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같은 학군인 청라에 학교를 새로 지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