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들의 얼굴 마음에 새기며… 천안함 폭침 1주기를 이틀 앞둔 24일 오후 백령도 북포초등학교 학생들이 천안함이 침몰했던 해역 인근 백령도 연화리에 세워진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헌화하고 있다. 백령도/김범준기자 bjk@kyeongin.com

[경인일보=백령도/정운기자]천안함 사건 1주기를 이틀 앞둔 24일 탈북단체의 전단지 살포소식과 함께 북한이 조준사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백령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백령면사무소. 긴급 회의를 갖고 북한에 대한 전단지 살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각 마을 이장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오명섭 진촌6리 이장은 "천안함사건과 연평도 포격으로 서해5도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의 사격소식으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졌다"면서 "북한이 어떻게 행동할 지는 알 수 없지만 빌미를 줘서는 안된다. 주민들과 합동해 전단지가 실린 차량을 섬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섭 백령면장도 "주민들의 생계와 직결된 문제다. 또 천안함 1주기 행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단지 살포를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찾은 두무진 횟집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몇몇 상점은 아예 불을 꺼놓고 있었으며, 비마저 내려 거리엔 적막감 마저 감돌았다. 상점 주인들은 손님이 뚝 끊긴데 이어 천안함 1주기를 맞이하는 지금 북한의 사격소식이 전해지자 한숨을 내쉬었다.

두무진의 한 횟집 주인은 "예년에는 이 시간에 가게마다 손님들이 있었다"며 "천안함 사건 이후로 계속해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백령도 주민들은 정말 겨우 버티고 있는 수준이다. 더이상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당연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모(51·여)씨는 "자식 둘이 대학에 다녀서 등록금 마련하는 것도 버거운데, 좋은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반면 크게 동요하지 않는 주민들도 있었다. 다음달부터 시작될 조업을 위해 장촌포구에서 그물손질에 한창인 장주봉(55)씨는 "오래전부터 이 곳에 살아서 북한의 위협에도 크게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는다"며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

한편, 학교와 마을에서는 천안함 1주기를 기념하고, 안타깝게 숨진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었다. 각 학교와 마을 곳곳에서는 천안함 46용사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날 백령면 북포리에 위치한 북포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학생 13명을 대상으로 천안함46용사와 고 한주호 준위에 대한 수업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천안함 관련 영상을 시청하고, 고 한주호 준위와 천안함 46용사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다. 윤다빈(12)양은 "항상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을거예요"라며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