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고향에서 뺨맞고 '제2의 고향'에서 활짝 웃었다!'
포스코건설이 최근 인천도시개발공사가 발주한 송도5공구 1천여세대 아파트 공사를 따낸 것을 두고 포스코건설 직원들이 하는 말이다.
경북도청·도의회 턴키 수주에 실패하고 인천에서 사업권을 확보한 것을 두고 나오는 표현으로, 한달 동안 '지옥과 천당을 오간' 포스코건설의 심정을 잘 드러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18일 '송도 5공구 2단지 아파트 건설공사(설계·시공일괄입찰)'를 따냈다. 정확하게 한달 전인 지난 18일 경북도청·도의회 신축공사에서 대우건설컨소시엄에 뒤진 것을 단숨에 만회했다.
경북 포항에서 태동한 포스코건설은 애초 송도5공구 2단지 아파트보다 경북도청·도의회 턴키 공사권(추정가격 2천700억원) 확보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자체 예상과 다른 결과에 포스코건설 건축사업본부는 '초상집 분위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해 본사를 옮겨 제2의 고향이 된 인천에서 포스코는 2천억원대 아파트 공사를 따내 경북에서 겪은 '아픔'을 씻어낼 수 있었다.
이밖에도 포스코건설 입장에서 송도 5공구 아파트 수주는 '본사 이전 명분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작년 5월 송도국제도시로 이사한 뒤 인천 건축분야 관급 발주 공사에서 처음으로 공사권을 확보한 성과가 크다. "미래를 보고 인천에 왔는데 제대로 된 일감이 없다"는 포스코건설 내부에서 흘러나왔던 불만을 잠재울 수 있었다.
지역건설업체도 포스코건설의 턴키 수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스코건설은 '지역건설업체 60% 이상 하도급', '인천 자재·장비·인력 60% 이상 사용' 등의 발주처 권장사항을 비교적 잘 지키는 회사라고 한다. '공기업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A사, B사 등이 공사를 따내면 하도급의 90%를 인천 외부 업체에서 충당해 지역건설업체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며 "그래도 포스코건설과 신동아건설 등은 지역업체 하도급에 많이 신경을 쓰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송도 5공구 2단지는 8개동, 1천182세대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올 하반기에 착공하고, 2015년 1월에 입주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