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6일 강원 춘천시 한림대 일송아트홀에서 열린 4.27 강원도지사 보궐선거 경선후보들의 합동연설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27 재보선 이후 정치권이 큰 폭의 지각변동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수도권과 영.호남, 강원을 포함한 전국단위의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정부 4년차 민심의 소재가 드러나 내년 총선과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이를 의식한 여야 지도부가 사실상 명운을 건 총력전 체제를 가동하면서 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야권 잠룡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보선에 직접 뛰어들 경우 선거판의 성격 자체가 대선 전초전의 양상으로 발전, 포스트 재보선의 정치지형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의도 정가의 대체적 관측이다.

   우선 재보선의 승패는 이명박 정부를 포함한 여권의 정국 운영에 직접적인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승리시 이명박 정부는 안정적 국정운영의 시간을 벌 수 있다. 한나라당이 분당을을 지켜내고 거물급을 내세운 김해을과 강원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 이명박 정부의 국정장악력이 당분간 유지되고, 안상수 대표체제도 굳건해지면서 주류를 중심으로 한 정국관리가 단단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정권 레임덕의 가시화가 점쳐진다. 여권내 총선 위기감도 급격히 확산되면서 조기 전당대회, 즉 안상수 대표체제의 교체와 이에 따른 권력투쟁이 불붙을 공산이 크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당 특위 고문 자격으로 15일 강원 춘천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발대식'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전세난과 물가폭등, 가계부채 증가 등 불안한 경제상황에 더해 동남권 신공항 및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을 둘러싼 지역갈등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전반적으로 요동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는 강원도지사와 분당을,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완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 경우 수도권 소장파들이 전당대회를 강하게 요구하고 최고위원 일부가 자진사퇴하면서 5∼7월 당권을 다투는 조기 전당대회 바람이 불 가능성이 높다.

   김무성 원내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 원희룡.정두언.나경원.남경필 의원 등 소장파가 전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이재오 특임장관도 대권과 당권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 손 대표가 나설 것으로 보이는 분당을을 빼앗길 경우 여권이 받을 타격은 막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은 큰 충격에 휩싸이며 조기 전대를 포함한 일대 쇄신론의 '광풍'이 휘몰아칠 가능성이 높다.

   완패는 면하더라도 텃밭인 분당을 외에 한곳을 더 추가하지 못한다면 안상수 대표 체제는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5월 원내대표 경선도 재보선 결과와 맞물리면서 친이(친이명박)간 또는 친이-중도 후보간 정면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들은 사실상 권력투쟁의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여권의 새 리더십이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쥐고 대선을 관장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게되는 만큼 계파간 접점을 찾기 어려운 힘겨루기가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24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 너럭바위를 잡은채 무릎을 꿇고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친이계의 분화와 더불어 여권내 뇌관인 친이-친박(친박근혜)간 갈등이 다시 터져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특히 분당을의 공천 과정에서 정운찬 전 총리의 영입을 둘러싼 친이 실세들의 대치 양상은 여권내 잠복한 '시한폭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권 안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대항마가 좀처럼 부각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권재창출의 방식을 놓고 범친이계가 크게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가 대권을 향한 몸풀기를 시작할 가능성도 여권내 세력재편의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야권으로서도 이번 재보선은 대선가도의 승부처라 할 만하다. 민주당 손 대표가 분당을 출마를 압박받고 모종의 결단을 시사하는 것은 그러한 까닭에서다. 또 야권 단일화의 시험 무대이기도 하다.

   손 대표는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 대표직을 대선 1년전인 연말까지 유지하면서 차기 주자의 기반을 다질 수 있게 된다. 특히 '정권심판론'을 내걸고 분당을에 출마해 이기면 순식간에 유력한 대권 주자의 지위를 확보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버금가는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도지사 출신인 그가 패배 또는 졸전할 경우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고 야권내 차기 주자로 도약하려는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야권내 차기주자 지지도에서 1등을 달리고 있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도 이번 재보선이 시험무대로 평가된다. 원내정당 진입 여부가 일단 관건으로 꼽힌다.

   손학규-유시민 두 주자가 이번 재보선 과정에서 보여주는 친노(친노무현)진영 끌어안기 경쟁도 향후 정국과 관련해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김해을 선거를 두고 벌어지는 이 경쟁은 후보단일화의 결과를 가르면서 향후 총선-대선가도에서 펼쳐질 두 주자 간의 대권후보 및 야권연대 경쟁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데 정치권의 견해가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