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광주/임명수기자]광주지역 자전거 도로가 제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현 정부 초기, 친환경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추진된 자전거 도로가 시의 관리소홀로 시행 3년도 안돼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광주지역 자전거 동호회 등에 따르면 광주지역 자전거 도로 곳곳이 차도와의 경계석이 낮아 사고위험이 높고 중간에 사라지는 등 기준도, 원칙도 없이 형식만 갖추고 있다.
지난 2009년 실촌읍 곤지암리~열미리간 국지도 98호선 확장구간(사업비 102억원)내 1.4㎞ 구간에 설치된 자전거도로는 안전펜스 역할을 하는 경계석 높이가 10㎝에 불과하고 2m 간격으로 끊어져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차량이 운전부주의로 경계석을 넘어와 교통사고 및 차량 범퍼파손 사고가 월평균 3~4건에 이르고 운전자들이 갓길로 착각해 주야간 내내 주차장으로 이용, 보행자와 자전거가 차도로 내몰리고 있다.
경안동 광주대로 1㎞구간에 설치된 자전거도로도 마찬가지.
C병원 앞 버스정류장의 자전거 도로 폭이 1.5m에서 갑자기 50㎝로 줄어들고 구두수선 부스 등으로 인해 자전거 도로가 중간에 사라져버리는 등 제멋대로 설치된 곳이 서너곳에 이른다.
또 일부 음식점들이 자전거도로에 광고물을 적치하거나 고객 주차장으로 무단 사용하고, 시는 이를 근절하겠다고 볼라드를 자전거도로 한가운데에 설치하는 등 이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자전거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37)씨는 "정부가 하니까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인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결과물"이라며 "대부분이 자전거 도로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곤지암은 경기도건설본부에서 설치했고 광주대로는 1996년도에 설치한 것"이라며 "현재 (자전거도로)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으며 보다 친환경적인 자전거 도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