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여간 극심한 진통을 이어온 한나라당의 경기 성남분당을 공천 문제가 1일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전략공천을 배제하고 공천 신청자 6명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해 후보를 확정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천 신청자를 대상으로 경선으로 후보를 선발해야 한다는 `원칙론'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를 누를 수 있는 인물을 전격 투입하자는 `전략공천론'이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됐었다.
실제로 여권 일각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나 분당을에서 3선을 한 임태희 대통령실장을 투입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의뢰로 외부 여론조사기관 2곳이 지난달 30일 실시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가상대결 대상에는 강 전 대표, 정 전 총리뿐 아니라 임 실장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안상수 대표는 "답답한 마음에 임 실장도 여론조사 대상에 넣어봤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운찬 전 총리가 불출마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데다 상당수 최고위원이 `임태희 차출론'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 9명의 최고위원간 격한 충돌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회의에 보고된 여론조사 결과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2곳의 여론조사 결과 임 실장이 가장 경쟁력이 높았지만 임 실장은 불출마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면서 "강 전 대표는 손 대표를 이기지만 정 전 총리는 손 대표에게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임태희 차출설에 대해 `정도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는 당에도 전달됐다"고 소개했다.
이날 회의 시작 전 최고위원들간 날선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홍준표 최고위원이 자신을 "친(親) 강재섭"이라고 호칭하자 "원칙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고, 홍 최고위원은 "원칙을 주장하는 공주님이 또 한 분 나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무성 원내대표가 "원칙으로 해결 안되는 것을 해결하는 게 정치"라고 `조언'하자, 서병수 최고위원은 "원칙이 통용되는 게 정치"라고 맞받았고, 나 최고위원도 "상식에 맞는 원칙이 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오늘 회의는 (이재오) 장관이 소집한 것 아니냐.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여권 핵심관계자는 "이 장관은 공천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최고위원은 "이번 공천 진통은 공천제도 개혁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민경선제 도입을 거듭 주장했고, 안 대표는 "나도 그렇게 하려 한다. 다만 일부 조정.보완할 게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