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오동환 객원논설위원]중동의 사해(死海)가 점점 마른다지만 그렇다고 '사해가 죽는다'는 건 '죽음의 제곱'으로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기름 오염, 산업 폐기물, 화학무기 폐기, 중금속 방류 등으로 죽는 바다야말로 심각하고 방사능 오염 바다는 더욱 무섭다. 1960~70년대 영국의 핵연료 재처리공장에 의한 셰필드(Sheffield) 앞바다 아이리시의 오염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그곳 해산물은 아직도 오염 기준치를 넘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는 조업 자체를 금지하고 대안(對岸)인 아일랜드는 어개(魚介)류의 방사능 오염을 일일이 검사한다. 문제는 영국 정부가 괜찮다는데도 그곳 명물인 '생선 감자튀김'엔 지금도 아이리시 해 생선은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서운 건 실제와 다른 '풍설 피해'다. 일본인들이 '후효(風評)' 피해라고 말하는 그런 피해를 그들은 이제 40~50년 두고두고 당할 지도 모른다.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1일 "후쿠시마(福島)원전 1호기의 70%, 2호기의 3분의 1이 손상돼 심각한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유출됐고 그 오염도는 도쿄전력의 측정치인 1천250배를 넘는 4천385배"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은 독일의 로봇 파견 제의라든지 베스터벨레(Westerwelle) 외무장관의 냉각작업용 펌프차 제공 제의도 이제 김빠진 소리가 됐고 프랑스의 원전 전문가 20명 파견과 '원자력 규제 당국인 G20 회합' 제청도 타임오버가 돼버렸다.

하지만 미국은 다르다. 원자력 전문인재 파견회사까지 갖고 있는 미국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도 대형 콘크리트펌프 차 11대를 동원, 콘크리트 석관(石棺)으로 전체를 덮어버리는 작업을 담당했다. 그런데 그 콘크리트펌프 차가 후쿠시마로 간다. 특수 천 덮개를 믿지 않는 것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사바나에서 이동할 문제의 세계 최대 콘크리트펌프 차는 지상 70m에서 주입 조작이 가능한 무게 86톤짜리다. 그런데 한국에선 Seeing is believing임에도 현장을 견학, 반면교사로 삼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리는 안전하다는 타령만을 언제까지 일관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