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동고속도로 동수원IC 북쪽 광교산 자락에 조성되고 있는 광교신도시 웰빙카운티가 고속도로와 송전철탑, 묘역 등으로 둘러싸여 친환경 단지가 아닌 '반환경' 단지로 전락했다며 입주민들로부터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경인일보=박상일·최해민기자]"사방으로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송전 철탑까지 지나가는 아파트 단지가 무슨 친환경단지입니까."

경기도시공사가 광교산과 조화되는 최고 수준의 친환경단지를 내세워 부지를 분양했던 '웰빙카운티' 일대가 거꾸로 '민원폭탄 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신도시 서북쪽 광교산 자락에 위치한 웰빙카운티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지만, 채 입주를 하기도 전에 입주 예정자들로부터 1천여건에 달하는 민원이 쏟아져 수원시 관련 부서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5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웰빙카운티 일대는 올 하반기에 A5블록 한양수자인(214가구)이 입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6개 아파트단지와 4개 연립주택단지 등이 속속 입주할 예정이다.

웰빙카운티에는 당초 친환경주거단지를 내세운 '특별계획구역 10'(58만6천여㎡에·2천61가구)이 포함돼 있으며, 이 일대 아파트·연립 부지들은 타 지역보다 낮은 층수(15층 이하)와 낮은 용적률(80~120%), 단지내 5개의 소하천과 광교산으로 연결되는 산책로 등을 내세운 친환경 단지로 분양됐다. 지난 2009년 7월에 공급된 한양수자인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6대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웰빙카운티는 최근 입주민들의 환경관련 민원이 무더기로 쏟아지며 광교신도시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단지가 됐다.

웰빙카운티 입주민들이 현재까지 수원시에 낸 민원만 1천22건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주민편익시설 설치 요구 134건을 제외한 888건이 모두 환경관련 민원들이다.

입주민들은 특히 웰빙카운티가 사방으로 고속도로에 포위되고, 인근에 송전 철탑까지 지나는데다가, 단지 북쪽으로 모 종중 묘역이 있고 주유소까지 단지내에 위치해 있는 등 '반(反)환경단지'로 전락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원 요구사항도 고속도로 방음터널 설치(186건), 송전 철탑 지중화 또는 이설(227건), 분묘 이장(225건), 단지내 주유소 용도변경(250건) 등이었다.

이중 고속도로 문제는 입주민들이 가장 반환경적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웰빙카운티는 남쪽으로 현재 영동고속도로가 지나고 있고, 영동고속도로와 단지 사이로는 북수원~상현IC간 민자고속도로가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다. 단지 동쪽으로도 광역교통개선 대책에 따른 주요 도로인 동수원~성복IC간 도로가 지나고, A4블록 휴먼시아단지(466가구) 북쪽으로는 용인~서울간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지나고 있다. 이때문에 주민들은 단지 앞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구간에 방음터널 설치를 요구하고 있고, 일부 주민들은 아예 북수원~상현IC간 민자고속도로 사업 폐기까지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A4블록 휴먼시아단지(466가구) 인근을 지나는 송전선로는 주민들이 전자파 영향과 경관 악화 등을 주장하며 지중화 또는 이설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전과 경기도시공사 등은 "지난 2007년 3월 환경영향평가 결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송전선로(154㎸)는 광교신도시 A4블록과 100~200m거리를 두고 지나며, 단지 인근에 3주의 송전탑이 자리해 있다.


웰빙카운티내 근린3호공원내에 자리한 '모 종중 묘역'도 인근 B5블록 호반가든하임 입주자들로부터 거센 이전 요구를 받고 있다.

입주자들은 이 묘역이 아파트단지와 불과 20~30m 거리에 위치해 주거환경 훼손과 혐오감을 유발한다며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묘역은 수원의 대표적 성씨 중 하나이고, 조선시대 묘제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쓰이고 있어 이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입주자들은 또 B5블록 동남쪽 위험물처리시설1 부지에 들어설 주유소도 아파트단지와 지나치게 인접해 있다면서 용도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위치도 참조

여기에 웰빙카운티 남쪽 영동고속도로 너머에 건설될 신분당선연장선 철도기지창 시설도 향후 인근 주민들로부터 반환경시설로 민원이 쏟아질 전망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애초 웰빙을 내세운 단지여서 주민들의 친환경 욕구가 강하다보니 각종 문제가 더욱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해결을 위해 고심하고 협의에도 나서고 있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고 사업계획 자체를 바꿔야 할 문제여서 쉽지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