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올시즌 프로배구 남자 챔피언결정전은 기존 양강 구도를 깨뜨린 대한항공과 배구의 명가 삼성화재가 만나 시작전부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플레이오프부터 진출한 삼성화재가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지만 2차전까지 승리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삼성화재 돌풍의 중심에는 한국 프로배구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용병 가빈이 있다.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57점이라는 대기록. 좀처럼 깨지기 어려운 기록을 비롯해 챔프전에서 공격점유율 60% 이상, 평균성공률 62% 등 경이로운 활약으로 '삼성화재는 가빈의 팀'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낼 정도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신체적 구조 차이에서 오는 유리함이 가빈에게 있다 하더라도 그는 한국식 배구와 문화까지 흡입하며 기량이 더 발전되는 모습이다. 물론 상대팀에겐 두려움의 존재다. 삼성화재에겐 장미꽃인 가빈이 다른 팀들에겐 가시로만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로 탄탄한 조직력과 막강한 공격력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챔피언을 기대하게 했다.

이런 대한항공이 1,2차전에서 패한 이유를 가빈 때문이라고만 하기엔 궁색할 수밖에 없다. 가빈을 막을 방법은 있다. 즉, 맞불 공세를 제안해 본다. 가빈보다 팀 공격성공률을 높이면 이기게 되는 것이 배구다.

에반을 비롯한 김학민과 신영수 등의 공격을 정규리그 상황으로만 올려도 승부는 예상하기 힘들어진다. 공격에는 공격으로 맞서면서 가빈의 침공을 더한 반격으로 성공률을 높인다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경기는 잊고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정신적인 부담감은 경기력의 저하를 가져다 줄 뿐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비우고 우승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