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석 (농촌진흥청 유전자분석개발과 농업연구관)
[경인일보=]방사성 폐기물을 미생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2003년 3월 경향신문에 보도된 적이 있는 이 기사는 미생물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매우 작아 눈으로 볼 수 없는 생물인 미생물, 요즘 이 미생물이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생물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많았을 때는 건강에 해로운 병원균을 많이 연상했다. 하지만 미생물은 이제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농업과 환경, 축산, 일상 생활에서 먹는 음식 등 모든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획기적 물질이 바로 미생물이다. 학자들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미생물 중 우리가 분리해서 배양하고 있는 미생물은 1%도 되지 않는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생물 유전체 연구는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비교 유전체 연구의 기반이 되는 생물정보학 기술 및 시스템을 제공하는 산업분야이다. 미생물이 우리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연구원들에게 사랑 받는 산업이 되었다. 식품산업분야에서는 아직 연구에 치중된 것이 많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어느 식품생산 회사에서 미생물발효공법을 이용한 핵산 생산으로 식품원료에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부가가치를 높인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였다. 미생물을 이용한 고부가 기능성 식품 개발이 가능하고, 전통발효 음식의 체계적 연구가 뒷받침 된다면 전통식품의 상품화도 가능해질 것이다.

미생물은 농업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경남 고성에 위치한 돼지농장은 유용미생물을 이용하여 농장을 안정화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돼지농장을 소독할 때 화학소독제를 사용하면 환경을 자연적으로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유용한 균들도 죽게 된다. 돼지들도 지나치게 살균된 환경에서 지내다 보면 오히려 외부에서 침입하는 균에 약해져서 쉽게 병에 걸리게 된다. 이 때문에 항생제를 먹여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깨끗한 유기농법으로 유명한 이 농장은 돼지들이 자연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돼지 축사에 유용미생물을 분무해놓았다. 그 결과 미생물들이 항생제 역할을 하여 가축의 소화를 도왔고 돼지의 분뇨를 액체 상태로 분해해주어 친환경적인 여건을 만들었다.

미생물이 친환경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또 다른 예가 있다. 올해 구제역이 많이 발생하여 돼지들이 많이 매몰되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돼지들을 묻다 보니 매몰지 규정 위반이 심각하게 일어났고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와 악취가 심한 가스 등으로 주민들의 민원은 끊이지 않게 되었다. 올 3월 안동시농업기술센터는 유용미생물로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를 정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구제역 매몰지 처리용 미생물로 부패과정을 발효과정으로 바꾸어 악취를 알코올냄새로 바꾸었고, 토양오염의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보여준 것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체 연구결과 활용으로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농림수산식품의 생산으로 국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유전체 연구를 기반으로 농림수산식품 산업의 경쟁력 확보 및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 육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미생물산업은 새 성장 동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사회에 미생물 산업은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하였고, 앞으로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