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연평도/임승재기자]가천의대길병원(이사장·이길여) 의료진이 지난 8~9일 연평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쳤다.
의료봉사단장인 길병원 '외상심리지원센터'의 조성진 (46·정신과 전문의·사진)교수는 이번 연평도 방문에 대해 "길병원은 지난해 연평도 포격사건 직후 주민들의 임시 거처로 쓰인 찜질방에서 임시진료소를 운영했었다"면서 "주민들이 피란생활을 마치고 연평도로 복귀한 뒤 또다른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의 문제는 없는지 살피기 위한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고 설명했다.
길병원 의료봉사단은 조 교수 등 의사 5명, 간호사 3명, 임상병리사 2명, 치과기공사 1명, 행정직원 2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다. 의료진은 연평도 임시보건지소에서 심전도, 혈액검사 등 기초 신체검사와 정신과 및 치과 검진 등을 실시했다. 또 지난 1월 길병원이 '인천지역암센터'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섬지역이 암 검진에 취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주민들에게 '암지표 검사'를 하며 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렸다.
검진을 받은 연평도 주민은 가정의학·응급의학과 63명, 치과 53명, 정신과 37명이었다. 특히 정신과 진료를 받은 주민 중 13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세를 보였다.
조 교수는 "대체로 불면증과 우울증이 나타났는데, 평소에도 사고 당시 기억이 자주 떠오르거나 그런 꿈을 꿔 잠에서 깨고, 작은 소리에도 크게 놀란다는 주민들이 많았다"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인 주민들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환자 대부분이 고령층인데다 교통이 불편한 섬 지역 특성상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신과 진료가 용이하지 않아 걱정이다"며 검진 결과에 대한 평가회의를 거쳐 추가 검진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조 교수는 "허리와 무릎 통증 등 만성질환을 호소하는 고령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며 "포격 당시 보건지소 치과 장비가 부서져 치과 진료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