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카이스트 교수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불 밝힌 카이스트 정문. (사진=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와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등이 충격 속에 사태 수습책 모색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1일 KAIST에 따르면 교수협의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께부터 운영위원회를 열어 오후에 비상총회 소집여부를 논의중이다.

   교수협은 또 이날 낮 12시 서남표 총장을 만나 최근 사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지금 단계에서 무엇을 논의할지 등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는 없고 총회가 열린다면 그 후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 대외에 공표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승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 일원으로 KAIST가 국민의 기대 이상으로 획기적인 창의적인 교육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애정 어린 눈으로 기다려 달라. 카이스트는 우리의 축소판"이라고 역설했다.

▲ 네 명의 KAIST 학생에 이어 교수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일 KAIST 본부 앞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학부 총학생회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기 위해 오전 10시께부터 회의를 열고 있다. 총학생회는 당초 10일에 최근 학생들의 잇단 자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박모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해 이를 연기했었다.

   KAIST는 이날과 12일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전 구성원이 근조리본을 가슴에 달고 생활하고 있으며 모든 강의를 쉰 채 학과별로 교수와 학생간 대화를 진행중이다.

   축제기간에도 오후에는 강의를 진행하던 KAIST가 이처럼 이틀에 걸쳐 전면 휴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틀 동안의 교수-학생간 대화가 마무리된 뒤 12일 오후 6시부터는 창의관 터만홀에서 서남표 총장과 학생들 사이의 2차 간담회 자리가 마련된다.

   한편 KAIST 이사회는 15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강남 매리어트호텔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잇단 자살사태에 따른 대책을 학교측으로 보고받을 예정인데 서 총장 거취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지지만 진퇴문제가 다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 총장은 18일에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야 한다. 광주과학기술원과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등 16개 과학 관련 기관의 업무보고가 있지만 KAIST가 집중 조명을 받을 것이며 서 총장의 개혁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