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4월 중순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바람이 불고 황갈색 황사 먼지가 자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다시 찾아온 황사의 계절, 왜 매년 봄철만 되면 황사가 발생하는 것일까? 황사는 주로 몽골 남부와 중국 북부에 걸쳐있는 고비사막, 내몽골고원, 황하강 중·상류의 황토고원, 타클라마칸사막, 동북지방의 커얼친사지에서 발생하게 된다. 겨울에는 추위로 인해 땅이 얼고 눈으로 덮여 있어 바람이 불어도 모래먼지가 심하게 발생하지 않는다.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비가 많이 오게 되어 토양에 수분이 많아지게 되고 목초지가 형성되기 때문에 황사가 거의 발생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서 다시 건조해지게 되고, 목초지 역시 점차 줄어들게 되므로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여름보다 높아지게 된다. 특히 봄에는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게 되지만, 비는 거의 내리지 않기 때문에 토양이 매우 건조해진다. 이 시기에 발달한 저기압의 후면에서 차고 건조한 바람이 강하게 불면 다량의 모래먼지가 날리게 된다. 공중으로 날려 올라간 모래먼지는 대개 발생지 부근에 다시 낙하하지만 일부는 상층의 강한 편서풍에 밀려 동쪽으로 즉 우리나라 쪽으로 날아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황사는 저기압의 후면, 고기압의 전면을 타고 고기압의 이동경로를 따라 우리나라로 날아오게 되며, 중국내륙지방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도달한다. 주요 황사 발원지가 몽골이나 중국의 북부 등 주로 위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고, 고기압 역시 황사 발원지 부근에서 발생하여 우리나라 쪽으로 이동하게 되므로 황사는 대개 우리나라의 북서쪽으로부터 유입이 되며, 고기압이 확장함에 따라 동해나 남해로 빠져 나가기 때문에 대체로 중부지방이 남부지방보다 황사 농도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의 황사현황을 보면(수원 기준) 발생횟수는 총 64회로 연평균 6.4회, 황사일수는 총 120일로 연평균 12일간 영향을 받았다. 황사가 1회 발생할 때 대략 2일가량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짧게는 1일, 길게는 3~4일가량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황사는 사실 태풍이나 대설, 호우 등과 같은 다른 위험기상에 비해 크게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도체산업 등 정밀함을 요구하는 산업이나 각종 기계류에는 황사가 가장 골칫거리이다. 황사입자가 장비의 정밀성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기계의 작동부에 쌓이게 되면 마모도가 커지게 되어 장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원인이 된다. 심한 황사는 항공기의 운항에도 장애를 주고 제트엔진을 마모시키기도 한다. 또한 대기의 혼탁도를 높이고 식물의 잎사귀 등에 쌓이게 되면 광합성 효율이 떨어지게 되고 호흡을 방해하는 등 식물의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인체에는 호흡기나 점막 등에 영향을 주게 되며, 특히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인들의 경우에 호흡기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하게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황사가 이동하는 경로에 중국의 대도시와 공업단지가 위치해 있어, 이곳에서 배출되는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이 황사와 함께 날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올해의 경우 황사 발원지인 중국 북부지역에서 100년만의 대가뭄이 지속되어 강한 황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황사 특보가 발표되면 가급적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는 창문을 꼭꼭 닫아 황사먼지가 실내로 들어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