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생태습지공원에서 인천바로알기종주단 주최로 열린 '오리엔티어링 체험학습'에 참여한 인천기계공고 학생들이 목표물을 찾아가고 있다. /김범준기자 bjk@kyeongin.com

[경인일보=정운기자]"여기 아닌 것 같아!", "이쪽은 가는 길이 없는데? 다른 길로 가야되나 봐."

16일 오전 11시께 인천시 남동구 소래생태습지공원은 '오리엔티어링'에 참가한 인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의 움직임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리엔티어링은 나침반과 지도를 이용하여 목표물을 찾아가는 스포츠로 이날 (사)함께걸음(대표·이동열)이 인천에서 처음으로 실시했다.

인천기계공고 학생 150여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이곳에 모여 나침반과 지도를 사용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을 받은 뒤 3명이 1개 조로 편성돼 오리엔티어링 활동을 시작했다. 생태공원 일대에 설치된 12개의 포인트를 찾은 후, 결승점으로 돌아오는 게 임무. 학생들간의 정보 교류를 막기 위해 50여개의 포인트를 설치하고, 조별로 찾아야 하는 포인트를 다르게 설계했다.

나침반을 처음 사용해 보는 학생들은 교육을 받았지만 막상 오리엔티어링 활동에 들어가자 혼란스러워했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도 하고, 곳곳에서 조원들끼리 모여 상의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옥신각신하기도 했다. 또, 포인트만 보고 가면서 길이 아닌 곳으로 가 진흙탕에 발이 빠지는 학생도 있었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나온 선생님도 학생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방근훈 교사는 "학생들이 한 곳에서만 왔다갔다 하면서 헤매기에 도와주려고 나섰다"며 "내가 보기에는 쉬운데, 학생들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표시된 주요 지형들을 중심으로 찾아가고는 있는데, 장소가 넓기도 하고 헷갈리는 게 너무 많다"고 하소연했다. 그 학생은 다른 조원이 '저쪽인 것 같아'라고 말하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지도와 나침반 사용에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또, 주변 지형도 익숙해져 찾는 것 자체보다 '빠르게' 포인트를 찾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움직였다. 3명이 모여다니지 않고 역할을 분담해 따로 돌아다니는 조도 있었다.

이준혁(17)군은 "처음엔 조금 어려웠는데, 지금은 찾는 법을 터득했다"며 "찾아가는 재미도 있고, 1등도 할 수 있을 것이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