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규 (명리학자)
[경인일보=]최근 우리 사회는 800조의 가계대출을 놓고 말이 많다. 절대 액수보다도 가처분 소득과의 비율을 보아야 한다느니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어떻다느니 하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마디로 줄이면 결국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궁금증은 앞으로 주택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일반 국민들의 재산은 부동산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당연한 궁금증이고 불안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간단히 전망해보자. 부동산 가격을 한강을 흘러가는 강물의 水位(수위)라 해보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강의 수위가 약간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사실 크게 낮아진 것도 아니건만 문제는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오는 불안감이라 해도 좋겠다.그러나 그건 당장의 문제인 것이고 장차 한강의 수위가 어떻게 되느냐 하는 문제는 상류 쪽에서 계속 물이 유입되고 있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이 될 것이다. 즉 북한강이나 남한강 방면을 살펴야 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 가뭄이 해소되느냐 하는 문제라 하겠다.

유입되는 물의 양을 살피는 데에는 네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30대 연령 젊은층들의 주택구매 성향이다. 그러나 지금의 주택 가격으로 볼 때 소비성향이 높은 이들 계층은 외제차를 샀으면 샀지 집을 살 생각은 쉽사리 가지지 않고 있다. 집 한 채에 목을 매느니 차라리 당장 쓰고 보자는 생각이다. 둘째, 20대 연령의 실업 문제이다. 이는 장차 주택 구매의 예비군인데, 당장 취업도 안 되는 바람에 결혼도 못하고 있으니 그들에게 큰 기대를 걸기란 어렵다. 셋째, 50대 연령, 베이비 붐 세대의 퇴직으로 인한 문제가 있다. 이 세대는 우리 경제의 성장 발전을 주도해온 세대로서 금년부터 은퇴하기 시작했다. 이들이 가진 재산은 대부분 집 한 채가 전부이고, 게다가 백수세대인 20대 자녀의 지원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향후 주택가격의 동향은 이들 베이비 붐 세대가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이 세대들은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다가 때가 되면 정리해서 자녀 지원과 결혼 비용 등을 해결하고 남은 돈으로 전원으로 물러가 안온한 노후를 보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경우, 당초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불안감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고 이에 가격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일 가격이 하락한다는 판단이 서면 처음에는 누군가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것이고, 그러다가 그것이 대세가 되면 일시에 매물이 봇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우리 주택 시장은 연일 하한가를 치면서 상당 부분 하락조정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데 베이비 붐 세대의 움직임을 촉발할 수 있는 뇌관은 사실상 현 40대의 활동력 강한 중년층이다.이들은 2004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계층들이다.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버티고는 있지만 장차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원리금 상환의 부담을 견뎌낼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그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40대를 중심으로 주택 매도가 세를 형성할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이를 지켜보던 50대 베이비 붐 세대가 거취를 결정하게 되는 연쇄 구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 지금의 우리 주택 가격 문제인 것이다. 30대는 주택구매에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고, 20대는 꿈꾸는 자체가 불가능해진 현실이다. 상류의 유입량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이에 40대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자연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이대로 가느냐 아니면 더 늦기 전에 매도에 나서느냐가 결정되는 구조인 것이다.

서울을 관통하는 한강의 수위보다도 결국 상류 쪽의 동향을 살피면 조만간 답이 나올 것이라는 게 내 얘기이다. 가계대출이 가처분 소득 대비 어떻게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양극화로 인해 그 비율 자체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져 있다는 생각도 해봐야 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우리는 빠르면 금년 9월 하순부터 얻게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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