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명래기자]송도TP의 실책은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사업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한 것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사업구조가 갑작스레 변경되면서 자금난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인천시와 송도TP가 지난 2009년 9월 스트리트몰 기공식을 할 때까지만 해도 사업시행자는 송도TP와 인천도시개발공사(이하 인천도개공)였다. 기공식에는 송도TP 원장과 인천도개공 사장이 참석했다. 송도TP가 개발사업 경험이 없고,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때문에 인천도개공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기공식이 열리고 두 달이 지나 송도TP는 인천도개공을 사업에서 배제했다. 송도TP 관계자는 "처음에는 인천 도개공이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며 "하지만 사업 주도권을 두고 인천도개공과 송도TP의 의견차가 컸고, 결국 인천도개공이 이 사업에서 발을 뺐다"고 말했다.
인천도개공이 사업시행자에서 제외되면서, 송도TP는 '자금 확보'라는 발등의 불을 끄는데 정신이 없었다. 도개공이 초기 자본으로 투입하기로 한 800억원을 마련해야 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이 어려우면 사업 시기를 조정해야 했지만, 송도TP는 금융권 자금 차입을 추진했다. 2009년 8월에 예정된 인천세계도시축전 지원시설을 건축하라는 인천시의 요구때문이었다. 2009년 송도TP는 스트리트몰 A·B블록 사업자 선정(3월)에 이어 4월에 A블록 우선공사분을 착공했다. 우선공사분 1차 계약금 58억원을 들여 시설을 건립했지만, 인천시는 행사장과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이 건물을 축전에 활용하지도 않았다. 현재는 스트리트몰 분양 홍보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개공이 빠지면서 채워야 할 자금 확보를 위해 송도TP는 장기자금 차입을 추진했다. 금융권에서 '여신 승인'을 했지만, 장기자금 차입 승인권한이 있는 지식경제부가 반대했다. 스트리트몰은 송도TP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는 이유였다. 송도TP는 결국 '내부 결제'로도 가능한 1년짜리 단기자금을 2009년말 차입했다. 만기가 돌아온 작년 12월에는, 추가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금을 갚는 대환대출 형식으로 차입기간을 2011년 12월까지 연장했다. 이렇게 빌린 돈이 1천148억원이고, 올 연말까지 갚아야 한다.
송도TP의 사업 능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6천억원 규모의 복합시설 건물을 조성하는데 직원은 현장 감독관 5명뿐이다. 이 사업의 자금 흐름을 전담하는 조직조차 없었다. 현장을 감독하는 직원들이 자금 흐름을 원장에게 보고하면, 원장이 직권으로 현금 유입·유출 방식과 규모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이같은 구조속에서 '무리한 대출'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송도TP 관계자는 "개발사업이 주된 업무가 아닌 송도TP 특성상, 공사가 끝나면 내보내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하는 게 어려웠다"고 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스트리트몰 분양 홍보도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다. 스트리트몰 A·B블록 상가, 오피스, 오피스텔 분양수입 예정액은 약 1조원이다. 통상적으로 분양 수입의 4%를 홍보 마케팅비로 사용하지만, 송도TP는 자금난으로 제대로 홍보도 못했다. 송도TP가 분양 대행사에만 맡겨놓고 마케팅에 소홀한 측면도 있다.
인천의 한 개발사업 전문가는 "6천억원대의 사업을 진행하려면 현장감독, 회계, 홍보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최소한 20명이 필요하다"며 "송도TP의 현 조직 구조속에서 스트리트몰 사업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