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하남/전상천기자]하남시가 문화예술회관앞 빈 공간에 역사박물관을 짓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당초 야외공연·전시장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이 부지에 박물관이 들어서게 되면 문화예술회관의 전체 경관을 크게 훼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일 하남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덕풍동 694 하남문화예술회관 앞 부지에 오는 2014년까지 108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3천500㎡) 규모의 하남역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초 경기도투융자심사위원회로 부터 재검토 결정이 내려진 뒤 올해 3월 조건부(유물전시계획 및 국·도비 조달계획 수립) 승인을 받아 이번 추경예산에 기본 설계 및 실시설계비 5억원을 편성, 시의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역사박물관이 앞으로 하남문화원이 들어설 덕풍동사무소 남쪽과 소공연장 서쪽 공간 사거리와 만나는 문화예술회관 앞 삼각형 부지에 들어서게 되면 하남시청에서 문화예술회관으로 진입할 경우 문화예술회관이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돼 경관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역사박물관 부지내에 문화예술회관이 위치해 있어 입지 및 배치에 크게 제한을 받게 되고 박물관 전시실과 강당 등이 문화예술회관내 공간과 기능, 중복 등으로 비효율적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문화예술회관이 야외 공연과 전시장으로 활용할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게 되면 나머지 비좁은 공간을 2개 기관에 동시에 사용할 수 밖에 없는데다 미사리 등 보금자리 입주로 인해 이용객이 증가할 경우 가뜩이나 비좁은 주차장(220면)으로 인한 주차난이 심각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최근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서 역사박물관의 위치 부적절 등의 문제를 집중 제기, 집행부와 첨예한 논쟁을 벌인 끝에 박물관 위치 등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추가 수렴하는 단서를 달아 예산을 승인키로 했다.
황숙희 시의원은 "당초 문화예술회관 주차장 인근에 들어설 역사박물관이 문화예술회관 앞 입지에 따른 부적절성이 제기된 만큼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추가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위치를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