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선회기자]저자 박병두는 현직 경찰로, 치안을 담당하는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시를 쓰고 있다.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시인과 범죄현장에서 일하는 경찰은 어찌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그는 경찰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을 말끔히 없애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책의 제 1부에서는 저자가 일상에서 만난 사람들이 등장한다. 사랑이라는 끈으로 오랜 시간 서로를 묶어가다가 병마가 찾아와 이별의 순간을 맞게 된 부부,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된 이후 가출한 아내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외로운 사내, 낡고 볼품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지만 자기에게도 자가용이 있다고 여기며 만족하는 경비원 할아버지 이야기 등이 소개된다.
제2부는 현직 경찰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배가 너무 고파서 나중에 꼭 갚겠다는 편지를 남기고 경찰인 자신의 집을 턴 가출소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 밤마다 연인과 함께 노래방에서 불렀던 노래를 목이 찢어져라 부르다 파출소로 인도되어 온 청년, 주위의 무관심 속에서 홀로 암과 싸우다 죽은 사내 이야기 속에서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제3부는 평생 배구인으로서 한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처럼 인기 있지는 않지만 배구인들의 배구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해체 위기에 놓인 배구팀을 우승으로 이끈 김은선 감독, 선수들을 공평하게 대하는 흥국생명 류화석 총감독, 코트 밖에서는 온화하고 다정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맹수과 같은 박용규 한양대 감독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제4부는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지역사회의 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임인 '문사모'와 '이만회', 생활과 밀접한 문화공간인 '해우재'를 만든 심재덕 전 수원시장,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수원을 휴먼시티와 인문학 도시로 만들어나가는 염태영 현 수원시장을 통해 살기 좋은 도시가 과연 어떤 것인가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