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평택/김종호기자]"이제 더 이상 미군측의 횡포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미군측의 일방적인 업소 출입금지(오프 리미트)는 법으로 보장된 자유로운 영업행위 등을 침해하는 것 아닙니까."

K-55(오산에어 베이스) 미 공군기지가 위치한 평택시 신장동 일대 50여개 외국인 관광업소들이 미군측의 업소 출입금지 조치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외국인관광협회 송탄지부와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는 12일 미 공군기지 정문 앞에서 부당한 업소 출입금지를 규탄하고, 폐지를 촉구키로 해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0일 송탄지부와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측은 미 공군기지는 한미행정협정(SOFA)에도 없는 불합리한 규정을 만들어 임의로 행정단속권과 처벌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소한 트집을 잡아 미군 출입을 금지시켜 적게는 수개월, 많게는 1년 정도 업소들의 영업행위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상인들의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분개했다.

상인들은 "미군측이 업소 내에 가방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며 "폭탄테러의 위험 때문이라고 하지만, 미군들조차도 이 같은 일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한 21세 미만 미군병사는 미성년자로 간주, 업소출입은 허용하지만 주류 판매를 금지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상인들에게 전가시키고 있어 이중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소 내에서 미군들간에 싸움이 벌어지면 아무 책임도 없는 업소에 경고나 일시적 출입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하며, 업소 출입구와 내부에 CCTV 설치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프 리미트는 1992년 4월 당시 (구)송탄시와 미 공군이 맺은 '기지외 업소를 위한 규범 및 안내서'지만, 2005년 3월 오프 리미트의 부당성이 사회문제화하면서 평택시가 무효를 선언한 바 있다.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이은우 대표는 "이 문서는 폐기됐지만, 미군측은 기지 밖 순찰을 합법화하면서 교묘히 오프 리미트를 행사하고 있다"며 "근거도 없이 미군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고 있는 이 같은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