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임승재기자]인천의 한 구청과 법원에서 계약직으로 청소 일을 하는 40~50대 여성 3명의 가계부 내용이다. 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여성노조인천지부가 이들의 최근 두달치(2~3월, 3~4월) 가계부 기록을 조사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방식으로 합산, 평균치를 낸 결과다. 대표적인 최저 임금 노동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들로 전형적인 '워킹푸어'(Working Poor·근로빈곤)였다.
저축은커녕 매달 13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었다. 적자가구의 특성상 빚이 빚을 낳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나마 이들이 받은 월급은 평소보다 많은 것이었다. 지난 3월 계약기간이 만료돼 1년치 퇴직금이 소득으로 합산된 것이었다.
가계부 기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최저 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삶이 얼마나 빠듯한지 실감할 수 있다. 지출 항목 가운데 문화생활이나 기호식품인 술과 담배 등으로 지출된 돈은 '0'원이었다. 외식, 의류·신발구입비 등의 항목에서도 최소 금액이 쓰였다. 고정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기본 생계비를 뺀 나머지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이다.
병원비 등으로 지출된 돈은 평균 45만8천311원으로, 가계 부담의 큰 원인이 되고 있었다. 보험료, 부조금, 대출비용 등의 비소비지출 항목에서도 47만2천168원(전체 생계비의 25%)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인천본부 등 노동계와 각종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들은 1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 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이 같은 생계 여건을 비롯해 저임금 노동환경에 대한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 노동자 외에도 남동산단 20~30대 청년 노동자들(전체 응답자 200명)의 경우 월평균 임금 200만원 이하가 93.6%, 비정규직 비율이 44.8%로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등은 "일을 해도 가난한 전형적인 근로빈곤, 적자가계의 악순환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사회양극화 해소와 노동자들의 기본 권리를 위한 최저 임금 현실화를 거듭 촉구했다.
※ 40~50대 여성노동자 가계부 평균
#소득: 168만3천509원.
#소비지출: 134만5천889원(식료품, 의료비, 자녀교육비, 교통비, 각종 세금 등 생활비)
# 비소비지출:47만2천168원(보험료, 부조금, 대출 이자 등)
#합계: -13만4천548원.
늘어만가는 가계빚… '워킹푸어' 고단한 삶
최저임금 여성청소노동자 3명 '가계부 들여다보니…'
입력 2011-05-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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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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