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규 (용인시장)
[경인일보=]한 아기를 놓고 자신이 진짜 엄마라고 주장하는 두 어머니가 있었다. 두 여인은 지혜의 왕이라 칭송받는 솔로몬 왕 앞에 나와 판결을 청했다. 그러자 솔로몬은 아이를 반으로 갈라서 반반씩 나눠 가져라 했다. 한 여인은 "그러마" 했고, 한 여인은 눈물을 흘리며 "제 아이가 아닙니다" 하며 아이를 내주었다. 솔로몬은 아이를 거부한 여인에게서 참어머니만이 품을 수 있는 진정한 사랑과 자기 부정을 보았다.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이 있어서 서로를 돌아보고 사랑을 다지게 한다. 용인시도 가정의 달을 맞아 약 50회의 가족적인 행사를 마련해 시민들이 가족의 소중함을 확인하고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나누도록 하고 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행사에 동참해 화합의 공동체가 다져지고 한 가족처럼 유대감이 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가 4전5기의 숱한 낙선의 아픔을 딛고 오뚝이같이 일어서 시장직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를 믿고 지켜준 가족들의 사랑 덕이었다. 가족의 순전한 믿음과 응원은 그 어떤 좌절도 고난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었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토대가 있었기에 나는 용인의 아들이라는 자부심, 나의 고향이자 어머니 용인에 대한 무한 사랑은 식어들지 않았다. 그런 만큼 시장이 되고 나니 내 일신의 영광을 떠나 과연 무엇이 우리 용인시와 시민들에게 필요한가, 어떻게 해결해 드려야 하나 진정 어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민선5기 시정을 열면서 가정 먼저 시민들께 드린 약속은 '사랑'에 기반을 둔 '사람' 중심 행정을 펼치겠노라 하는 것이었다. 시정 방침인 '함께하는 행복한 용인'에는 90만 시민 모두 한 가족이 되어 함께 힘을 모으고 함께 노력해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그동안 개발 위주의 행정 추진으로 지역 불균형이 심화되고 계층 간 반목이 가득한 것을 반드시 우선 고쳐야 도시의 밝은 미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대형사업을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사랑과 화합을 다지는 생활 행정으로의 혁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를 위해 2011년 예산은 종이 한 장 볼펜 한 자루도 아낀다는 자세로 긴축 편성했지만 사회복지분야에는 전년보다 3.33%를 늘려 2천498억원을 책정했다. 시비 110억원을 부담해 지은 지역 장애학생들 전담 특수교육기관인 용인강남학교를 올해 개교했고, 1천189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첨단 장묘시설 용인평온의 숲은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부지런히 공사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계절 5월이 왔어도 우리 용인시에 한두 사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다단한 난제들은 그대로 있다. 용인경전철을 개통하고 운행하는 문제에 여러 공직자와 함께 매달려 시민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완전하게 시스템을 갖추어 준공하고 시 재정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고민한다. 여러 문제를 놓고 어떤 정책이 용인을 위해 필요한지 밤새 고민이 될 때 아이를 반으로 갈라 나누라 한 솔로몬의 판결을 떠올린다. '솔로몬의 지혜'는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풀 수 없는 딜레마를 해결하는 특단의 해결책을 지칭하는 용어로 회자된다. 그 비결은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잠재한 진정성 어린 '사랑'에서 해법을 찾은 데 있을 것이다.

우리 용인이 동부와 서부, 도시와 농촌, 부자와 서민의 경계를 허물고 더불어 잘사는 도시로 발전하려면 그 어떤 간계와 지략도 뛰어넘는 진정한 지역 사랑에서 해법이 나오지 않을까. 필자를 비롯해 90만 용인시민과 2천여 공직자들이 가족과 이웃을 향한 사랑과 더불어 용인에 대한 진정한 사랑도 회복하길 바란다. 참어머니의 마음을 품고 함께 지혜를 모으면 벗어나지 못할 딜레마는 없을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아 지금도 한결같이 나를 응원하고 지원해 주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에게 "감사하다"고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모든 용인시민들께 사랑에 기반한 사람 중심의 시정을 펼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