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미군 측이 지난 2004년 기지 내부의 환경오염도를 조사한 사실이 드러나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칠곡군민은 미군이 처음부터 고엽제나 최소한 다른 화학물질에 의해 기지가 오염된 사실을 알면서 그동안 은폐했을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장세호 칠곡군수는 25일 "미군이 캠프캐럴 내에 화학물질을 묻었다가 파냈다고 하는 시점에서 24년이 지나서 왜 시추공을 뚫어서 조사했는지, 계기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며 "미군이 오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했는지, 오염된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왜 발표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미군이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미군기지 고엽제 파문과 관련한 당사자의 입장에서 미군측에 답변을 요구할 방침이다.

   주한미군은 지난 2004년 삼성물산에 의뢰해 캠프캐럴 내에 41구역과 D구역에 시추공 13개를 뚫어 환경오염도를 조사했고, 1개의 시추공에서 다이옥신이 1.7ppb가 검출됐다고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미군은 1978년 41구역에서 화학물질과 오염토양을 발견해 D구역으로 옮겼고, 1980년 다시 파내서 반출해 처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지 남서쪽에 있는 41구역은 화학물질저장고가 있었던 곳이고 D구역은 퇴역 미군이 고엽제를 묻었다고 증언한 기지 동쪽 헬기장 인근이다.

   이 때문에 칠곡군은 미군이 화학물질을 반출한지 24년이 지나서 41구역과 D구역에서 환경오염도를 조사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많은 주민은 미군이 캠프캐럴 내 두 곳이 고엽제나 다른 화학물질에 의해 오염됐거나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서 환경오염도를 조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군은 퇴역 미군이 고엽제를 매몰했다고 증언하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물론 현 단계서는 시추공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이 고엽제 때문에 발생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미군이 부대 내에 시추공까지 뚫어 고엽제같은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다이옥신을 검출했고 이를 발표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대다수 칠곡군민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군측은 현재까지 2004년 환경오염도를 조사한 이유를 확인할 수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