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홍현기기자]한때 수도권 관광명소로 명성이 높았던 송도유원지가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관광단지 개발을 앞두고 있어 유원지내 각종 시설의 보수나 정비는 어렵다고 하지만, 노후화된 각종 시설이 사실상 방치되면서 이용시민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지난 23일 오후 송도유원지. 노래방 등 상호가 붙어있는 정문 옆에 늘어선 건물은 유리창이 깨지고 벽이 허물어진 채 방치되고 있었다.

유원지 중앙에 위치한 호수를 끼고 조금 더 들어가자 멈춰있는 바이킹, 풍차 등의 놀이기구가 나왔다. 하지만 놀이기구 매표소 창구는 뿌연 먼지가 낀 채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송도유원지 내 동물원은 많은 동물이 떠난 채 일본 원숭이 6마리만이 지키고 있었다. 몇 달째 제대로 씻은 적이 없어 보이는 원숭이의 몸에는 검붉은색 딱지가 앉아 있었다.

호수에 떠있는 오리배는 칠이 벗겨져 흉물스러운 모습. 한 일행이 오리배를 타기위해 관리자를 찾자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직원의 답변이 돌아왔다. 연수구청에는 이곳에 3명의 수상안전요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신고되어 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송도유원지를 찾았다는 김모(43·여)씨는 "관리인을 찾기가 어렵다. 어떻게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위험해 보인다. 입장료 4천원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송도유원지의 허술한 운영은 송도관광단지가 본격적으로 개발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송도유원지 관리법인 관계자는 "매년 30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송도관광단지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라 보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며 "송도유원지 주주들이 폐쇄를 결정할 때까지 현 상태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