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어쨌든간에 우리나라에는 347개의 대학(4년제 202, 전문대 145)이 있다. 1990년에 4년제가 125개였던 것이 20년 후 202개가 되었다. 대학생 수는 332만명으로 국민 14명당 1명인 셈이다. 대학 진학률도 82%로 세계 최고다. 또한 재미있는(?) 현상은 4년제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하여 전문대에 지원한 학생이 2008년 4만314명, 2009년 4만984명, 2010년 6만308명이다. 그리고 2018년 불과 7~8년 후부터는 대학 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많다고 한다. 미국 친구들과 한국의 여러 가지를 얘기하며 장단점 등을 식탁에서 잡담 겸 또한 진지한 대화를 갖는 경우가 꽤 있다. 필자가 공부한 미네소타 대학의 동기생은 촛불데모에 관심이 많았다. 참가자는 또 issue는, 성공할까 등등… 호기심이 꽤 많았다. 여러 가지 얘기 가운데 그가 참으로 이해를 잘 못하겠다고 하며 대학 등록금 때문에 왜 부모의 얼굴에 주름살이 많아지느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생들은 그들 자신이 학비를 마련한다. 내가 유학중 만난 'Nord'라는 친구는 전공의(Resident) 과정 중에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중단하고 돈 많이 주는 곳을 가서 일하고 오겠단다. 조금 더 고생하면 될 텐데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호주머니 속에서 서류를 꺼내서 보여준다. 차용증이다. 대학 다니는 동안 부모님께 빌려 쓴 돈의 내용이다. 이번에 아버지가 은퇴하고 양로원에 들어가셨는데 그 비용을 빨리 갚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보통 의과대학을 졸업하면 은행에 15만달러(1억7천만원 정도)는 빚진다고 한다.
병원에서 서류를 배달해 주는 배달원이 있었다. 하루는 이 친구가 은사인 Berglund 교수의 방에서 열심히 방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Berglund 교수가 들어와서 물었다. '저 친구 누굽니까?' 했더니 소개해 준다면서 야! 스티브, 여기 한국에서 온 Dr.윤에게 인사하란다. 깜짝 놀랐다. '아니 저 배달부가 아들?' 사연을 들으니 법과대학에 다니고 있어서 학비를 벌려고 이렇게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필자는 대학생으로, 대학교수로 거의 일생을 대학에서 보낸다. 또한 3명의 자녀를 대학교육을 시켰다. 따지고 보면 대학교육은 실무, 경험, 철학을 겸비한(?) 최고의 대학교육 전문가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솔직히 말해서 등록금에 대한 학생들 특히 정치권의 관계 내지는 개입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잘 이해되지 않는 허무개그쇼 같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이라면 미안한 말이지만 물건값은 시장에 맡겨야 되지 않을까?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실제로 원가가 얼마 들지 않을 명품 하나가 수백만원 수천만원 아니 수억원하지 않는가? 이제는 매번 떠드는 공약(?) 지켜서 모든 것을 대학에 맡김이 어떨까? 대학간의 피나는 경쟁으로 정글의 법칙에 준한 생존경쟁이 되게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될까? 등록금, 대학교수 연봉, 교육내용, 시설, 재정상태, 학생선발, 기여 입학 등등 모든 것을 대학에 맡겨라! 그리고 국민들도, 학생들도 대학교육은 각자의 형편에 맞게, 특히 학생들 스스로 학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철학의 교육을 겸하면서…. 교육에는 왕도가 없다지 않은가! 현재와 같은 대학교육, 등록금 등의 백가쟁명보다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