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이 어제 새벽 공식 확정됐다는 건 한국인에겐 썩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특히 그의 성씨가 반쪽의 '半'이나 반대한다는 '反', 밥의 '飯'이 아닐까 상상했을지도 모를 우리 한글세대에겐 더욱 크나큰 뉴스일 것이다. 왜냐하면 존경하는 현존 지구촌 인물, 닮고 싶은 인물 중 단연 으뜸으로 그를 꼽는다는 청소년이 많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총장은 192개 회원국의 상충하는 이해를 조정(調停), 공생 발전을 지휘하는 '지구촌 대통령' '세계 대통령'으로 불린다. 4만4천명 직원에다 1년 예산만도 51억 달러다.
1945년 출범한 유엔, 1991년 남북한이 동시 가입한 유엔의 역대 사무총장은 모두 8명이다. '코피 안난'으로 스쳐 들리기도 한 지난번의 '코피 아난'총장이 7번째, 반총장이 8번째다. 노르웨이 출신의 트리그브 할브단 리(Trygve Halvdan Lie)가 초대, 스웨덴 출신의 다그 하마슐드(Dag Hammarskjold)가 2대였고 3대의 우탄트(미얀마)부터는 아시아→유럽→미주→아프리카 등 지역별로 맡았다. 그런데 제6대인 이집트의 부트로스 갈리(Bourtros Ghali)를 제외한 6명은 모두 연임됐고 반총장은 7번째 연임이다. '불명확한 카리스마로 짜증나게 하는 사람'이라는 초기의 일부 불평도 극복, 재임에 성공한 반총장은 내친 김에 불후의 업적으로 노벨평화상까지 거머쥐는 최고의 '지구촌 대통령'으로 등극하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