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0분부터 대전과 충남 계룡, 부여, 천안, 태안, 당진, 서산, 공주, 논산, 금산, 연기, 청양, 보령, 서천, 홍성 등 14개 시.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대전.충남 지역에는 계룡에 207㎜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대전 199㎜, 천안 175㎜, 보령 182.5㎜, 공주 139㎜, 서산 114.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26일 밤까지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30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며 "축대붕괴와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로ㆍ지하주차장 침수 = 밤사이 대전에는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면서 서구 둔산동 재뜰네거리와 문정초등학교 앞 등 시내 29곳 도로가 한때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대전 한밭대로와 둔산대로는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이날 0시부터 차량통행이 통제됐다가 오전 2시 이후 해제되기도 했다.
윤모(41)씨는 "대전에서 이렇게 큰 대로가 물바다가 된 것은 처음 본 것 같다"면서 "차량들이 불어난 물에 엔진이 꺼지면서 견인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 장대동 상가건물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주택과 다가구 주택 침수피해가 4건 접수됐으며, 중앙분리대가 침수되거나 맨홀뚜껑이 이탈되는 사고 등도 잇따랐다.
대전천과 유등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천변 하상도로가 물에 잠기자 시는 오전 1시를 기해 문창교에서 TJB사옥까지 2㎞ 구간에서 차량통행을 통제했다가 5시간만에 해제했다. 그러나 다시 수위가 높아지자 시는 오후 1시를 기해 하상도로 선화교 상류 2㎞ 구간의 차량통행을 통제했다.
강풍 피해도 잇따라 오후 2시21분께 대전 중구 오류동의 한 대형할인마트에서는 비바람에 가로수의 선로가 흔들리면서 5분여 동안 정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비상발전기를 이용해 냉장고와 계산기 등은 정상적으로 가동됐지만, 승강기가 멈추면서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유성구 대덕대 인근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차도로 넘어져 차량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등 관내 가로수.공원수 등 21그루가 쓰러졌다.
충남도내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계룡은 엄사면 평리사거리와 계룡역 주변 왕복 2차선 도로가 불어난 물에 잠겼으며 엄사면 엄사중학교 인근에는 가로수 한 그루가 강한 바람에 넘어지면서 출근길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섬 지역을 오가는 여객선 항로 6개 가운데 대천-외연도 구간과 안흥항-가의도 구간 2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이밖에 연기군 남면 발산리의 농경지 1천650㎡가 침수됐다 복구됐고, 보령시 청소면과 주교면에서도 논 50여 ha가 물에 잠기기도 하는 등 논산과 부여 등에서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금강살리기 공사현장 = 금강살리기 공사현장에는 임시물막이가 터지거나 하는 등의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하상유지공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금강 5,6,7공구 지류 하천 합류부 일대에는 아직도 역행침식 피해를 막기 위한 하상유지공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고, 설치된 상당수의 하상유지공도 유실된 것으로 드러나 피해가 예상된다.
해당 구간 29개 지류 하천에서 하상유지공이 설치된 곳은 정안천 등 13곳, 설치가 안 된 곳은 은산천 등 13곳, 설치 중인 곳은 용성천 등 3곳이었다.
하상유지공이 설치된 13곳 가운데도 이미 유실된 곳이 자왕천, 중평천, 유구천, 대교천, 도남천, 마암천, 왕촌천, 혈흔천 등 8곳이나 돼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부여군 규암면 은산천 합류부에는 기존의 낙차유지공도 일부 파손돼 붕괴 위험이 있는데다 옹벽에 균열마저 나타나 폭우가 쏟아질 경우 붕괴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폭우로 연기군 남면 대교천 인근에 만든 다리 위로 물이 넘쳐 모래와 흙이 밀려들어 쌓였고,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는 하천변 도로가 약간 유실되기도 했다.
또 공주시 쌍신동 4대강사업 금강 7공구 '희망의 숲' 조성현장 주변 양쪽 경사면이 깎여 내려가고, 일부 구간에 세워 놓은 콘크리트벽이 무너져 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구제역 매몰지 = 도내 구제역 매몰지에는 아직까지는 별다른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표적인 축산단지인 당진군과 홍성군에는 각각 102곳과 216곳의 매몰지가 있지만, 하천이나 경사지 주변에 있는 매몰지가 없고 또 대부분 소규모라 큰비가 내리더라도 유실이나 붕괴 위험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시도 우기에 대비해 지난 5월1일부터 6월19일까지 57개 매몰지에 대한 배수로 정비, 비닐 설치 등 정비를 마쳤으며 현재까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에는 유실이나 침출수 유출 등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면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는 만큼 공무원과 환경특별기동대원을 동원, 현장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