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장은 "백지화 됐다"고 주민들에게 알렸지만, 인천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은 "어느 말이 맞는지 헷갈린다"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조택상 동구청장은 지난 10일 금창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참석한 주민 30여명에게 "배다리 관통도로는 백지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90%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현대제철~송현터널 구간의 고가차도와 관련해서도 "고가차도를 '부실행정'의 본보기로 남겨두고, 송현터널에는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도 참조
이처럼 동구에서 '관통도로 백지화'를 언급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인천시는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정효화(60)씨는 "그 날 동구청장이 관통도로 계획이 백지화 됐으니, 도로부지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당연히 결정된 것인 줄 알았다"며 "아직까지 결정 안됐다고 하니까 어느게 맞는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산업도로 계획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배다리 관통도로를 백지화 하는 것은 맞지만 , 잘못된 것을 되돌린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만약 인천시가 돈이 부족해 백지화 계획을 꺼냈다가, 이를 다시 뒤엎고 부분개통 등의 방식으로 도로개통이 진행된다면 인천시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으며, 이르면 다음달에 전체적인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소요되는 액수와 주민들의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백지화와 부분개통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착공된 중구~동구 산업도로는 1천567억원을 들여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와 동구 송현동 동국제강을 잇는 길이 2.5㎞의 도로다.
모두 4개의 구간 가운데 배다리를 관통하는 3구간의 경우, 주민들이 배다리 헌책방 거리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공간이 사라질 것을 우려하며 도로건설을 반대해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고가차도가 포함된 1구간은 90%가량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연내 준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