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궁도선수가 일선 보건소의 처방 실수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돼 선수 생명을 잃게 됐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29일 양주시와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따르면 양주시 은현면 선암리에 거주하는 남모(52)씨는 지난 5월 전남 영광 육일정에서 열린 제25회 회장기 전국궁도대회 출전 후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아테놀올'이 검출돼 2년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남씨는 2001년부터 선수생활을 시작, 성남시청과 수원시체육회, 용인시청 등에서 10여년간 전국체전의 경기도 대표로 활동했으며 현재 충남 연기군청 소속으로 오는 10월 전국체전 출전을 준비해 왔다. 남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증세로 2004년 6월부터 양주시 은남보건지소의 의사 처방에 따라 지속적으로 혈압약을 복용해 오다 2009년 10월 전국체전 도핑검사에서 이뇨제 등의 금지약물이 검출돼 당시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남씨는 사건 이후 보건지소 의사에게 자신이 복용하는 조제약에 이뇨제 제외 요청을 했고 지난 2월 증상 개선을 위한 처방 변경시에도 도핑방지 규정에 위반하는 금지약물을 빼줄 것을 거듭 요청했으나 담당의사가 베타차단제 복용이 경기력 향상이나 은폐 목적이 아닌 혈압치료 목적은 인정되나 처방전 확인 및 금지약물 검색 등 자구노력이 미흡했고 두번째 규정 위반인 점을 들어 선수생명 유지에 치명적인 2년간의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계약선수로 연봉을 받아 생활을 꾸려 온 남씨는 이번 자격정지 처분으로 2011년 6월부터 2013년 6월까지 2년간 공백기간을 갖게 돼 소속청 퇴출과 함께 당장 생계 대책이 막연해졌다.

시보건소 관계자는 "남씨에게 약을 처방한 공중보건의가 현재 전역한 상태로 자세한 사실을 파악중에 있다"며 "선수는 금지 약물이 포함되지 않은 약이란 약사의 말을 믿고 복용했다고 주장하나 의사는 이뇨제만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히는 등 일부 주장이 상충돼 대처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도핑위원회에 치료 목적 사용면책 신고도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결과가 나와 참담한 심정"이라며 "현재 도핑위원회에 항소장을 제출, 억울함을 호소중이나 제재결정 번복이 어려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