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폭우 피해는 늘 크게 마련이지만 인명 피해라도 적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1월 호주 동북부 골드 코스트(Gold Coast)로 유명한 퀸즐랜드 주의 주도(州都)이자 제3의 도시인 브리즈번(Brisbane)의 경우 거의 전 도시의 침수로 피난, 유령의 도시 복구비용만도 15조원이 든다고 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거의 없었다. 같은 무렵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도 1주일간 폭우가 내렸지만 사망자는 소수에 그쳤고 작년 8월 북·중 국경지대인 압록강, 영어명은 얄루(Yalu)강인 그 유명한 강이 범람했는가 하면 고려 말 명나라 원정(遠征)의 이성계 장군이 회군(回軍)한 섬으로 유명한 위화도(威化島)까지 물에 잠겼지만 인명피해는 극소수였다.
우리 땅에도 인명 손실과 함께 장마 폭우 피해가 늘어간다. 온통 축축하다 못해 머리 속까지 젖는 듯한 지겨운 비다. 더구나 농작물 침수로 채소, 과일가격 등 고물가를 더욱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8일자 홍콩 문회보(文滙報)는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우간다 등 아프리카 동부에 60년만의 가뭄으로 1천200만이 죽음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고 어제 중동의 아부다비는 40도, 지다는 39도였다. 어느 고통이 덜할 것인가. 점점 심해지기만 하는 자연 재해를 인간의 지능으로 과연 다소라도 줄일 수 있는 세기(世紀)는 올 것인가 말 것인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