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태 (지역사회부 차장)
홍익대가 최근 청소 노동자들에게 2억8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을 놓고 비난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학교 졸업생들은 '동문들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라며 소송 철회를 요구하는 운동에 나섰고 학교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탤런트 김여진씨도 트위터를 통해 학교측이 교직원들의 밥값, 커피값까지 청구하고 나선데 대해 비판했고 누리꾼들도 이 일에 침묵하고 있는 이 학교 총학생회 및 재학생들을 성토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홍대 출신 졸업자들의 입사 보이콧을 선언해 논란이 일고 있기도 하다.

홍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1월 대학측으로부터 일방적인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뒤 시위 49일만인 5월 25일 학교측으로부터 전원 고용승계와 임금인상(시급 4천450원)을 약속받았다. 기존 75만원이던 임금은 90만원 가량으로 인상됐고 노동시간도 11시간에서 8시간 가량으로 줄었다.

하지만 대학측이 시위기간동안 손해액과 이사장의 명예훼손 피해액 명분으로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 또 다시 고통을 받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내역에는 시위기간동안 교직원들의 간식과 주류, 담요 구입비 등이 포함돼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이 이처럼 고통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건국대 청소 관리직원들은 행복하다. 일부 교수들이 강연료나 저서 출판을 통한 인세, 각종 인센티브 수당 등을 모아 2008년부터 매년 1천만원씩 '관리직 복지사랑 기금'으로 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교수의 '아름다운 기부' 덕분에 이 곳 청소 관리직원들은 개인 사물함을 갖게 됐고 단과대학 휴게실에 샤워실과 세탁기가 생기게 됐다. 교수들은 2017년까지 10년간 모두 1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홍대 청소노동자들이 1년짜리 계약직 도급 노동자인 것과 달리 건국대 청소 노동자들 80%이상이 총무과 소속의 정규직인 것도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4천580원. 올해 4천320원보다 260원(6.0%)이 올랐다. 시간급을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 사업장은 95만7천220원, 주 44시간(월 226시간) 사업장은 103만5천80원이다.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는 한때 노사위원들이 동시에 사퇴하는 등 파행이 빚어졌다. 결국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의결을 놓고 노동자의 현실을 무시한 인상률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번에 의결된 4천580원이란 최저임금은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론 다소 실망스런 인상률이지만 앞으로 우리가 주시해야 할 것은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는 가에 있다. 현재 우리 주변 곳곳에서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최저임금 등 근로법을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처벌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 노동현장에서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키기 위한 사용자, 근로자 등 우리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