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천명서 300명으로 발길 뚝
"손님 없어서 전기요금도 못낼 판"
가격 급등도 소비자 외면 '한 몫'
최근 폭염과 폭우, 휴가철까지 겹치면서 경기도내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들이 개점휴업상태로 맥없이 울상만 짓고 있다.
연초부터 시작된 이상기후와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집중호우 등의 여파로 채소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 소매가격과 차이가 줄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특히 노점 형태의 가게들이 많아 외부 기상 상태를 보조해 줄만한 마땅한 조치마저 할 수 없는 시장 구조도 소비자들이 발길을 끊는 원인이 되고 있다.
27일 오후 1시 수원시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물시장.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듯 장대비가 퍼붓자 상인들은 모두 가판대를 접고 비를 피하고 있었다.
보통 때라면 이른 아침부터 수박·참외·포도 등 계절과일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북적이지만 이날은 하루종일 찾는 손님이 없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청과건물내 점포상인 김모(48·여)씨는 "과일 상하지 말라고 선풍기는 틀어놓고 있지만 손님이 하도 없어 이번달 전기요금도 내지 못할 판"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이곳 농수산물도매시장은 하루 평균 1천여명이 방문하지만 무더위와 집중호우, 게다가 본격 휴가철마저 겹치면서 이달들어 하루 평균 300명도 채 방문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26일에는 50여명이 찾는데 그쳤다.
60개의 점포가 입점한 인근 수산물 시장은 더욱 심각하다.
수산물의 경우 여름철 날로 먹었을 때 감염되는 질환인 비브리오를 우려한 고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하루 평균 매상이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때문에 평소 3명의 종업원을 둔 가게들마다 직원수를 줄이는 등 고육책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매상을 올릴 뚜렷한 묘안이 없는 상황이다.
안산농수산물도매시장과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도 이달들어 시장 방문객수(집계 방문 차량대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이들 시장은 하루 방문 주차대수가 각각 700여대와 1만4천여대에 달하지만 물폭탄이 떨어진 최근 3일동안 방문 주차대수는 각각 70여대, 3천여대에 불과했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내 청과상인 정모(56·여)씨는 "집중호우와 폭염 등의 여파로 최근들어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하루 3만원 수익을 못올리는 가게들이 허다하다"며 "하늘만 원망할 뿐 대책도 없고 문을 닫아야 할지 몰라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