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족들 "추모비 건립을"
28일 오후 강원 춘천 강원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천전리 산사태 사망자 임시 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시·도 대표와 만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생자 명예졸업장 수여 검토… 합동영결식도 협의
유가족들 강원도지사에 사고현장 추모비 건립 요구


'인하대생 매몰 참사'와 관련, 장례와 보상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하대는 희생자 장례비용 일정액과 부상자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밝혔고, 유가족들은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에서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성금 모금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 인하대, 장례비·치료비 지급= 인하대는 28일 희생자 장례 비용의 일정 금액과 부상자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인하대는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장례비용을 일정 금액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번 참사로 부상을 당한 18명의 학생에게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는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 법적 책임을 따지기 전에 학교 차원에서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인하대 방침이다.

인하대는 이번 참사로 숨진 학생들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하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우선 장례 절차 등의 협의가 끝나야 (명예졸업장 수여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많은 학생들이 '명예졸업장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장례 절차 등은 유가족 의견에 따르기로 하고, 인하대병원에서 합동영결식을 거행하는 방안 등을 유가족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故) 성명준(20·생명화학공학부)군과 최민하(20·생활과학부)양의 유가족은 29일 인천 부평승화원과 30일 벽제승화원에서 각각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 희생자 추모비 건립 전망= 희생자 10명의 가족들로 구성된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사고현장 추모비 건립' 등의 5개 요구사항을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전달했다.

인하대측에 따르면 유가족협의회는 사고 현장에 추모비를 건립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결과를 공개하고, 인재(人災)로 드러날 경우 관련자들을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강원도와 춘천시가 재난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며 희생자 1인당 5억원을 보상해 줄 것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하대와 정부는 유가족들의 '추모비 건립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인하대 분향소를 찾은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추모비를 건립해 학생들의 봉사정신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고, 함께 있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고개를 끄덕였다.

인하대 관계자는 "강원도가 추모비 건립 비용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동문 성금 모금의 방법이 있다"며 "학교측도 (추모비 건립에)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도움의 손길 이어져=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한 성금 모금운동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교직원은 800만원의 위로금을 학교측에 전달했고, 인하대총동문회는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인하대 분향소에도 성금 모금함이 마련돼 있다.

한나라당 인천시당도 성금 모금에 나서기로 했다. 윤상현 인천시당 위원장은 "유가족들과 부상 학생의 슬픔과 고통을 시민 모두가 나누는 것은 당연하다"며 "시당 차원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목동훈·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