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산 조봉암 선생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판결 이후 처음 열린 제52기 추모제가 31일 오전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열렸다.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회 조병선 고문이 대법원의 무죄 판결문 등이 담긴 고유문을 낭독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31일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에서 열린 '죽산 조봉암 선생 52주기 추모제' 참석자들은 조봉암 선생의 조속한 국가유공자 지정을 촉구했다.

그에 대한 사형 조치가 잘못됐다는 판단을 사법부가 내리기까지 52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만큼, 이제는 그의 공헌을 정부가 인정해야 할 때인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사실적으로, 이제는 법률적으로도 죽산 조봉암 선생에 대한 무죄가 선고된 만큼, 하루 빨리 현충원의 국가유공자 묘역에서 조봉암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조봉암 선생은 복지사회와 의회 민주주의,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등 이미 반세기 전, 복지국가의 모델을 제시했다"며 "그에겐 건국훈장 가운데 최고인 '대한민국장'이 서훈돼야 하고, 망우리가 아닌 현충원에 모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송 시장은 "입법부가 결의했고, 사법부가 결정한 만큼 이제는 행정부인 청와대가 해결해야 할 차례"라며 "이번 8·15 광복절 때 (조봉암 선생이) 독립유공자로 발표돼야 의미있는 광복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일부 세력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복권운동을 펴고 있는데, 이에 앞서 해야 할 것은 독립운동을 진행하고 헌법제정에 참여해 국가의 기틀을 마련한 조봉암 선생의 복권문제"라며 "이는 민족의 정기를 세우고, 남북이 협력하고, 서민 민주주의를 가꾸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유족들에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답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조봉암 선생의 아들 규호씨는 "죽산 조봉암 선생 기념사업회 측에서 국가유공자 지정을 신청했다고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한 보훈처의 답변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유공자 지정을 막는 목소리가 아직 있는 것인지, 정확한 이유에 대해선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