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서부지방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서부산단공)이 청라경제자유구역을 사이에 두고 대립하고 있다. 주거지와 공장 밀집지역을 가로지르는 차단녹지대 설치를 두고 잡음이 크다.

31일 LH 청라영종사업본부에 따르면 청라지구 북측 골프장과 인접한 경계부에 길이 1.7㎞, 폭 60m 규모의 완충녹지를 추진 중이다. 고층 아파트 입주민의 시각적 저해요소를 없애는 한편 산단으로부터 나오는 매연 등 환경오염 물질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두 기관은 녹지대를 만드는 것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조성 규모에서 서로 입장이 엇갈린다.

조경공사를 발주한 LH는 각종 자재를 반입하며 착공을 서두르고 있다. 4~6m로 흙 둔덕을 쌓고 그 위에 교목(높이 5m)과 관목(〃 1.2m) 총 18종, 6만여 그루를 심겠다는 방침이다.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일부 공정이 진척됐다.

반면 서부산단공은 현재 계획대로면 차단녹지로 제 역할을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둔덕 최소 6m 이상, 교목 메타세콰이어 높이 10~15m, 뿌리 지름 20~25m 상향 조정을 제안했다.

이곳 박창준 본부장은 "녹지대가 본래의 완충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성토와 밀집도 높은 수목식재가 선행돼야 한다"며 "서부산단과 청라지구간 상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친환경 녹지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는 차단녹지 설치는 필수사항이 아닌 서부산단의 요청이며 규격은 공사 내부규정으로 변경이 불가하다는 판단이다.

LH 관계자는 "이미 산단측과 협의를 거쳐 수목의 밀집도를 높이는 등 상당 부분을 수용했다. 공간을 활용하는데 최적의 조건으로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라고 답했다.

/강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