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국제도시에 고장 난 쓰레기자동집하시설(경인일보 8월3일자 23면보도)이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종 전기 선로가 들어와 있는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이하 집하시설) 투입구 하부 공간에 쓰레기 침출수와 빗물이 계속 새고 있어 언제든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곳에는 누전차단기마저 설치되어 있지 않다. 현재 사고를 막기 위해 아파트 관리인들이 수시로 양수기를 동원해 이곳에 차는 물을 뽑아내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고장 난 집하시설을 억지로 이용하다 아파트 관리원 2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집하시설이 고장나면서 쓰레기가 쌓이자 강제로 수거장과 집하장 사이에 있는 패널을 개방하고 닫으려다 사고가 난 것이다.

송도2공구 S아파트 관리소장 유모(44·여)씨는 "지금 고장난 시설을 억지로 개방해 쓰레기를 이동시킨지 꽤 됐다"며 "이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 쓰레기가 이동이 안 돼, 위험하지만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공사측은 노후화에 따른 고장이라며 부실시공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2009년에 시공사에서 전면 보수를 한지 2년도 채 안 돼 고장이 나 부실시공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집하시설 시스템을 도입한 경제청은 이 문제를 제대로 파악할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주민과 시공사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경제청 관계자는 "여러 가지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알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은 설치회사에서 한 것이다"며 "주민시설이니 주민이 고쳐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파트 주민들은 집하시설 유지보수를 중단하는 등 단체로 경제청에 대응할 예정이다. 송도아파트 연합회 문흥기 간사는 "입주 당시 입주자들은 모른 채 집하시설을 시공사와 경제청이 협의해 만들어 놓고 이제와 주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경제청에 문전수거를 요구해도 받아들이지 않아 앞으로 현수막을 제작하고 유지보수 중단을 요구하는 등 적극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홍현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