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희 (한경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 7월 말에 미국 뉴욕시의 성과 관리 체계를 보기 위해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첫눈에 깨끗해진 뉴욕시를 보면서 무엇인가 변화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과거 뉴욕시라고 하면 어지러운 낙서, 거리의 쓰레기,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할렘가가 연상되었다. 그리고 한때 그것이 자유로움의 상징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자유로움이 증가되었지만, 동시에 질서도 증가되는 새로운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뉴욕시 성과 관리담당관실에 근무하는 트리엔스(Jeffrey Tryens) 부국장 설명에 따르면 철저히 시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성과 관리 체계로 인해 뉴욕시가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단일의 성과 지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뉴욕시는 다양한 목적에 활용하기 위해 성과포털을 총 12개를 가지고 있다. 필요에 의해 사이트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하여 현재와 같이 많은 수가 존재하고 있다. 예컨대 시민성과보고(Citywide Performance Reporting)시스템은 성과와 관련된 500여개의 성과지표에 대해 정보를 매달 업데이트하여 제공하고 있다. 신호등 체계와 같이 초록, 노랑, 빨강의 색깔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민의 가장 일상적인 일들과 관련한 자료들이 일관성 있게 다년에 걸쳐 보고되고 있으며, 정보를 비교적 찾기 쉽도록 공개하고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거리청결도 점수표(scorecard)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점수표는 거리와 보도의 청결도에 대한 지표로서 훈련된 평가원들에 의해 거리와 도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사진을 통한 거리청결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수를 기준으로 깨끗한 곳과 더러운 곳의 청소주기를 조정한다. 예를 들어, 대체적으로 깨끗한 거리의 경우 1주일에 한 번만 청소하는 반면, 더러운 곳은 그보다 자주 청소를 하도록 함으로써, 평가결과에 따라 융통성 있게 청소주기를 적용한다.

뉴욕시 311콜센터도 특징적이다. 2002년 1월, 블룸버그 시장이 모든 목적을 위한 하나의 전화번호를 통해 시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고객서비스추진과제를 제안하면서 시작되었다. 우리도 콜센터를 운용하고 있어 처음에는 별다른 감동을 받지 않았으나, 이러한 주민의 민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부분에서 충격을 받았다. 180여개의 언어로 서비스가 가능하며 웹사이트, 트위터, 스마트폰의 앱, 전화 등 다각적인 접근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뉴욕시는 민원전화에 대한 지역과 타입 등에 대한 지도를 제공하여 각 지역마다 민원 콜의 양이 얼마인지, 어떤 민원이 많은지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루 시간대별 불법주차, 소음, 거리조명, 교통정보, 도로상태, 분실, 대중교통 안내 등에 관한 민원전화에 대한 타입과 양에 대한 지도를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민원사항을 종합 분석하여 민원이 잦은 분야의 경우 이를 지표화하여 해당사업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변화된 뉴욕은 이러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성과 관리 체계를 통해 가능하였던 것이다.

우리의 경우도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연말이면 평가를 위해 분주하다. 그러나 문서는 근사하게 산출하고 있으나, 내용은 부실하다. 특히 우리의 경우 성과를 개인별 인센티브에 연계시키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왜곡된 성과 측정이 발생한다. 달성하기 쉬운 성과지표를 관리하거나 성과 측정치를 왜곡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러한 단계를 넘어서 성과 결과를 개인의 인센티브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빨리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치유하는 정책 수단으로 성과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뉴욕시가 성과 관리 목표를 주민에 대한 공공책무성(Public Accountability)에 두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향후 성과 관리를 통해 주민에 대한 공공서비스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개방성을 중시하고, 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성의 전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