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밝힌채 위험한 야간작업 10월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무리하게 속도전을 내고 있어 안전사고와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10일 오후 9시께 경인운하를 가로지르는 백석대교 건설현장에서 시공사 관계자들이 조명을 밝힌 채 야간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김범준기자

막바지에 접어든 경인아라뱃길 사업이 주민들의 불편과 안전은 외면한 채 속도전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일부 구간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밤샘작업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져 안전사고와 더불어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경인항과 김포터미널 18㎞ 구간을 잇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의 공정률은 90% 이상으로 오는 10월 1일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집중호우로 인해 공사를 하지 못한 일부 구간은 절대공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구간은 경인아라뱃길 백석대교 연결도로의 성토작업 구간. 시공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성토작업은 집중호우로 일주일밖에 실시하지 못했다. 흙을 굳게 다져서 성토해야 하는 작업의 특성상 한 번 비가 오면 토사의 함수율을 낮추는 데 3일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정상으로는 앞으로 비가 단 한 번도 오지 않아야 공기를 맞출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24시간 작업도 고려하고 있는데, 야간작업은 조도가 낮고 집중도가 떨어져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사현장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구 백석대교에서 상판 고정작업을 하던 중 임시구조물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6월 3일에는 계양구 다남교 공사현장에서 철골구조물 지지대가 신공항고속도로로 떨어져 지나던 화물차와 충돌했다. 올 초에는 서구 환경교 건설현장에서 포클레인 삽에 치인 인부 1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인천시당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경인운하 개통 시기에 맞추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공사를 강행해 빚어진 일"이라며 "아무 데나 불도저를 들이대는 현 정부는 안전불감증에 걸려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개통시기'에만 몰두하다 보니 주민의 불편을 아랑곳하지 않는 상식 밖의 공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보통 교량을 건설할 때는 본교가 설치된 후에 임시교를 철거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개통시기를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기본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

지난달 15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도권매립지 인근 환경가교를 철거하면서 서구지역에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주민들의 짜증이 극에 달하자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수도권매립지 내부도로가 개방됐지만, 백석대교 임시교량도 본교가 개통되기 전 철거될 예정이라 추가혼잡이 예상되고 있다. 백석교는 하루 통행차량이 2만1천대에 달한다.

서구의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임시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하고 "경인아라뱃길 개통을 꼭 10월에 맞춰서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개통 시기를 늦추더라도 주민들이 아라뱃길 공사로 인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건설단 관계자는 "개통 전 시범운영도 해야 하고 경관 조성 등 마무리 작업이 필요해 임시교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주민들에게 피해 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