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지난 1992년 평촌신도시 입주와 함께 관내 동안구 평촌동 934 부지 1만8천353㎡를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결정하고,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터미널 건립에 나섰다. 하지만 교통 혼잡 유발 등 쾌적한 주거환경 저해를 우려하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치면서 이전을 추진, 지난 2005년 동안구 관양동 922 일대 4만1천4㎡ 부지가 새롭게 선정됐다.
이와함께 시는 2009년 8월 3일 새로 선정된 부지를 도시계획시설 결정 등을 거쳐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부지 또한 접근성 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사업추진 마지막 단계인 '지형 도면 고시'가 미뤄지는 등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 6·2지방선거를 통해 시장이 교체되면서 끝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고,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당초 터미널 부지로 지정됐던 2지역은 현재 잡초만 가득한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군데군데 심어 놓은 야채 텃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안양시 관내시외버스는 현재 만안구 안양 3동 왕궁예식장 앞과 안양역 앞에서 40여개 노선에 하루 500여회 운행되고 있다. 문제는 63만여 안양시민 등이 이용할 수 있는 변변한 터미널 시설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안양역 앞은 60년대 초반 장거리 이용 시민들을 위한 시외버스정류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데서 비롯됐으며, 왕국예식장 앞은 평촌신도시 내 시외버스터미널 건립을 계획하면서 터미널 완공 전까지만 사용한다는 계획에서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현재 터미널은 비가 오면 그대로 비를 맞아야 하며, 더워도 더위를 피할 장소가 없는 그야말로 한적한 어느 시골마을의 간이 버스정류장 보다 못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임시로 이용되고 있는 터미널 앞 교통 혼잡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이용객과 시민들의 불만 또한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강한 태풍과 함께 세찬 비가 내린 8일 안양역 앞 터미널에서 만난 한 시민은 "직장 관계로 월요일 마다 안양역 앞 터미널을 찾고 있으나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 비가 와도 피할 곳이 없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63만명의 도시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아직까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제대로 된 터미널 건립을 강력 촉구했다.
그렇다. 교통여건이 그 어느 지역 보다 좋다는 안양시에 시외버스터미널이 없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안간다. 대기실 조차 없고, 비가 오는 날이나 추운 겨울날 바람막이 하나 없는 정류장에서 1시간 이상 간격으로 되어 있는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의 애절한 마음을 깊이 생각해 볼때가 벌써 지났다.
시외버스는 서민들의 발이다. 중산층 이상의 주민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쪼록 빠른 시일내에 제대로 된 시외버스터미널이 인구 63만의 안양시에 건립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