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욱 (수원 이안과 원장)
더운 날씨에 온몸이 습하고 끈적거리는데 눈가엔 눈곱이 끼고 진물러져 지저분해진다. 심지어 눈에서 이상한 냄새도 나는 것 같다. 그런데 눈은 충혈되지는 않았다. 과연 눈병일까?

최근 병원에 이런 증상을 호소하면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여름은 눈병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라 다들 눈병에만 신경쓰고 이런 불편함은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결막염과 같은 눈병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눈의 결막에 급성염증을 일으키고 간혹 각막이나 결막에 합병증을 남기고 지나기도 한다. 이 때 눈병과 비슷하지만 충혈이 심하지 않고 눈안쪽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다소 아프고 눈곱이 자주 끼는 '급성 누낭염'이 생기기도 한다.

'누낭(淚囊)'이란 눈시울 부근에 있는 것으로 글자 그대로 눈물을 모아 두고 있는 주머니이다. 이곳에서 필요에 따라 눈물이 흘러나온다. 이 누낭에 화농균 등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누낭염이다.

누낭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누낭염의 원인은 포도상구균 혹은 용혈성 연쇄상구균이 대부분이고, 만성 누낭염은 대개 만성 염증(폐렴성 연쇄상 구균, 드물게 진균)으로 인해 비루관(코와 눈이 통하는 관)이 막혀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신생아 또는 40세 이후의 성인 여성에서 많고, 대부분 한쪽 눈에 나타난다. 외상이나 진균 감염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염증이 생기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나온다. 누낭 부분은 물론 볼 부분까지 붉게 부풀고 상당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발열도 있고, 통증과 눈물 때문에 밤잠도 설치게 된다. 그리고 곧 화농이 돼 환부가 말랑말랑 해지면 통증은 약해진다. 그대로 두면 피부가 파열되어 고름이 흘러나온다. 만성이 되면 눈물은 여전히 자주 나온다. 누낭을 손가락으로 눌러 보면 소량의 고름까지 나온다. 만성의 경우 급성에 비해 통증이나 부종 등의 증상은 심하지 않고 눈곱이 끼면서 눈이 지저분해지고 눈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

신생아인 경우는 출생후 수주 또는 수개월까지 항생제를 점안하고 누낭 부위를 마사지하면서 기다린다. 그후에도 증상이 계속되면 비루관을 넓히는 시술을 한다. 어른은 처음에 항생제 용액으로 며칠간 누낭을 세척한 후 효과가 없으면 비루관 넓히는 시술을 하고 때로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급성의 경우 적절한 항생제치료로 잘 치유가 되는 편이나 만성의 경우 항생제치료 외에 염증으로 인한 누기(淚器·눈물 배출로) 폐쇄에 대한 치료도 같이 해야 된다. 하수도가 막히면 물이 넘치고 고인 물이 썩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되는 것처럼 누기가 폐쇄되면 우리 몸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일단 오래되지 않은 경우 하수도 청소처럼 얇은 탐침으로 폐쇄된 누기를 뚫어보는 부지법, 실리콘관 삽입술을 시행할 수 있으나 , 노후된 하수도는 교체가 필요한 것처럼 너무 오래되고 꽉 막힌 경우엔 새로운 배출로를 만들기 위해 누낭비강연결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집중강우로 인한 침수피해를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 여름은 내 몸에 있는 소중한 눈을 잘 관찰해서 큰 병으로 전이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 수원이안과 http://www.119e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