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씸죄(?)에 걸렸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이 결국 김성근(69) 감독을 경질, 지휘봉을 빼앗았다.
SK는 18일 김성근 감독을 경질 시키고 이만수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김성근 감독 경질,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전날 이번 시즌을 마치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폭탄선언'을 한 김성근 감독을 경질, 구단이 내버려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SK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상태로 잔여 시즌을 운영 하다가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고, 선수단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SK는 김성근 감독 경질과 관련 "선수단 운영을 위임받은 현직 감독이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사표를 제출하고 구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취재진을 대상으로 시즌 종료 후 퇴진 하겠다고 발표한 사실이 대단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더불어 SK는 17일 오전 김성근 감독이 당일부터 경기에 출장하지 않겠다고 사표를 제출했고 구단에서는 이를 반려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이날 저녁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불러 모아 올해를 끝으로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파장을 일으켰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과 아시아시리즈를 포함한 올해 SK의 일정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감독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구단 측의 조기 경질 결정으로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2007년 SK의 제3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김성근 감독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SK에 창단 후 첫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또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서 축배를 들면서 '김성근 야구'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김 감독은 2008년과 2010년에도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는 등 지난해까지 재임 4년 연속으로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으면서 '야신'으로 추앙받았다.
올 시즌에도 에이스 김광현과 포수 박경완 등 핵심 선수들이 줄줄이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3위를 달리며 녹슬지 않은 지도력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올해로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은 김 감독은 최근 재계약 여부를 둘러싸고 SK 구단과 신경전을 벌여 왔다. 몇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불편한 심기를 노출해 마찰을 빚은 김 감독은 17일의 폭탄 선언을 통해 구단과의 관계에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한편 새로 SK를 지휘하게 된 이만수 감독대행은 2007년부터 수석코치로 김성근 감독과 함께 SK를 강팀으로 끌어올린 공신이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