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고 만지고 부수고 놀며 과학을 배울 수 있는 곳.
지난 5월 인천시 계양구에 문을 연 '인천 어린이과학관'은 전국에서 최초로 아이들을 상대로 한 과학 체험관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부모와 함께 즐기고 놀 수 있는 수백 가지의 체험 시설로 꾸며졌다.
지난 24일 찾은 어린이 과학관은 외관부터 눈길을 끌었다.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 마치 스폰지 모양을 하고 있는 과학관은 아이들이 과학관에 입장하기 전부터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부 또한 노랑·빨강·파랑색 등 원색으로 꾸며져 마치 놀이동산에 온 기분마저 들었다.
특히 이곳에선 일반 박물관이나 전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어가지 마세요', '만지지 마세요'라고 적힌 문구를 찾아 볼 수 없다.
모든 전시물이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놀 수 있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130여개의 이곳 전시 아이템 중 80%인 104개 가량은 직접 손으로 체험하는 핸즈온(Hands-On)방식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과학의 세계. 이번 주말은 아이들이 신나게 놀며 배울 수 있는 '과학 놀이터'로 여행을 떠나보자.
# 아이들의 놀이터! 무지개 마을 전시관
과학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3층까지 시원스레 뚫린 천장이 보이고 중앙홀에는 5m가량 되는 스크린 타워가 눈을 사로잡는다. 곧바로 2층으로 향하자 영유아를 대상으로 꾸며진 무지개 마을 전시관이 나온다. 푹신한 바닥 위에 털썩 주저앉은 아이들은 비눗방울 날리기 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한켠에서는 평평한 테이블 위에 모래를 뿌려 모양을 내는 샌드 아트(Sand Art)체험을 하는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 전시관에서 아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뒹굴뒹굴 나무구멍' 코너다. 대형 나무모형 안에 아이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이 시설은 어린이들이 마치 나무 속을 탐험하는듯한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 우리 몸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신기한 인체마을
무지개 마을을 지나면 인체 마을이 나온다. 이 곳은 사람의 입속부터 위·내장까지 아이들이 직접 그 속으로 들어가 우리 몸 구석구석을 살펴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아이들은 자신보다 큰 모형으로 만들어진 위와 눈·심장 등을 보며 실제 신체 내부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체험할 수 있다.
어린이들은 2m 높이로 만들어진 입속 모형으로 직접 들어가 위와 내장 등을 거쳐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외에도 5감으로 물체를 맞추는 게임과 엄마 뱃속에서 아기가 자라는 과정을 설명한 공간도 아이들에게 인기다. 또한 50년 뒤 달라진 나의 모습을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는 아이와 부모의 웃음을 동시에 자아냈다.
인체마을의 신비한 체험을 마치고 비밀마을로 향했다. 비밀마을은 어른들의 다양한 직업을 체험하는 공간과 학교 수업 내용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으로 나눠졌다.
먼저 직업체험관에 들어서자 주방에서 정성스레 요리 준비를 하는 여자 아이들과 자동차의 배터리와 타이어 공기압을 확인하는 남자 아이들이 보였다.
방송국 기자가 돼 직접 자신의 얼굴을 모니터로 보며 이야기 할 수 있는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리포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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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는 세상, 환경이 중요해요! 지구마을
2층에 있는 인체마을 등을 구경한 아이들은 3층에 있는 지구마을과 도시마을 등을 볼 수 있게 된다. 지구마을은 아이들이 환경 문제를 고민할 수 있도록 한 여러 체험 시설이 들어서 있다. 풍력발전의 원리를 이용, 바람개비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코너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물건을 직접 발로 밟아 알아맞추는 놀이시설, 대형 지구본 등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지구마을 바로 옆에는 도시마을이 있다.
이 전시관에는 어린이들이 시뮬레이션으로 비행기를 직접 이륙시켜 비행하고 착륙할 수 있도록 하는 대형 스크린이 있다. 과학관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체험시설이라고 한다. 특히 이곳에는 아이들이 각종 도구를 이용해 실험할 수 있는 별도의 실험실이 있어, 학교에서 책으로만 배운 과학 원리를 직접 터득할 수 있다. 이밖에 과학관에는 4D상영관도 있어 아이들이 북극과 남극·밀림 등 환경과 관련된 영화를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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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어린이과학관 100배 즐기기
어린이 과학관에는 이런 주요 전시관 말고도 부모와 함께 과학과 관련된 여러 책을 볼 수 있는 도서관과 정기적으로 주제를 바꿔 각종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전시관 등이 있다.
특히 과학관 도서관은 1층 중앙홀에 있어 입장료를 내지 않고도 동네 주민들이 주말이나 평일 시간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기획전시관도 볼거리가 많은데 다음달 30일부터 내년 3월 4일까지는 명화속에서 과학을 읽는 '명화속 과학체험전'이 예정돼 있다. 또 과학관 마당에는 놀이터가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인천 어린이과학관의 큰 장점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미취학 아동의 경우 입장료가 공짜라는 것이다. 초등학생 또한 2천원의 입장료를 받지만 인천시민은 50%가 할인돼 1천원만 내면 된다.
과학관 관계자는 "하루 2천여명의 아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며 "입소문이 퍼지면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글/김명호기자
사진/김범준기자